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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천년전의 차와 충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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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1.17  19:5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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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준 역사연구가·칼럼리스트

중국에서 다(茶)를 즐긴 역사는 2천년이 넘는다. 귀족문화가 최고로 발전한 당나라시기에는 궁중이나 선비들 사이에 다시(茶詩)를 짓는 것이 유행이었다. 당나라 시인 노동(盧仝)은 차를 매우 사랑한 사람이다. 그의 칠완다가(七婉茶歌)가 백미다.

‘첫 번째 잔은 입술과 목을 적시고 / 두 번째 잔은 외로움과 번민을 씻어주네 / 세 번째 잔은 메마른 창자까지 미치어 마음 속에는 오천 권의 문자만이 남게 되고 / 네 번째 잔은 가벼운 땀을 솟게 하여 평소의 불만이 땀구멍을 통해 모두 사라지네...(하략)’

당인들의 차 애호 풍류는 신라인들에게도 전해졌다. 당나라에 유학한 고운 최치원은 선주(宣州) 표수현위(漂水縣尉)에 임명되었는데 근무지가 차를 많이 생산하는 곳이었다. 어느 날 신라사신이 귀국한다는 말을 듣고 문득 고향에 계신 부모님에게 중국차를 선물하고 싶어진다. 고운은 자신의 상관에게 몇 달치의 급료를 가불해 달라는 편지까지 썼다.

백제초기 유적인 서울 풍납토성에서도 고대의 다구(茶具)들이 발굴되었다. 그 가운데는 차를 만드는데 필요한 다확(茶確.돌절구)이 있었다. 다확은 중국 남경시(南京市) 조가산(趙家山)에서 출토된 남조시대 유물과 동일한 모양이었다. 백제인들이 차를 마실 때 필요한 도구를 수입했음을 알려주는 것이다.

백제는 성왕(聖王) 시기 승려들을 일본에 보내 불구(佛具)와 차(茶), 향(香) 등을 전했다. 일본의 동대사 요록(東大寺要錄)에는 백제의 귀화승인 행기(行基)가 경내에 차나무를 심었다고 기록되어 있어 다 풍습의 계승을 알려주고 있다.

고려시대는 차를 관청에서 관장하였다. 조회 시 왕과 신하들이 작은 청자 잔을 돌리며 차를 마시는 다회(茶會)가 있었으며 다방(茶房)이란 관청까지 있었다.

차를 사랑하여 아호를 다산(茶山)이라고 한 실학자 정약용은 추사 김정희, 초의선사와 폭넓은 교유를 가졌다. 이들이 어울려 다선(茶禪)에 대한 진미를 나눈 고사는 최고의 다회로 회자된다. 다산은 ‘각다고(傕茶考)’를 쓰고 초의는 ‘동다송(東茶頌)’을 지어 차를 예찬한다. 초의는 부처의 진리(法)와 명상(禪)의 경지까지 차(茶)의 삼매경에서 찾았다.

조선 영조-정조 연간에 무관으로 활약한 이덕리(李德履)도 차를 좋아하여 ‘동다기(東茶記)’를 지었다. 이 책에서 차의 효험을 다음과 같이 기록한다.

‘...상고당(尙古堂) 김광수(金光遂)의 집에 들러 중국차를 맛보았다. 이 때 주인이 감기 든 늙은 하인에게 차가 특효약이라며 몇 잔 마시게 하는 것을 보았다....내가 직접 딴 차로 시험해보니, 감기와 식체(食滯), 주육독(酒肉毒), 흉복통(胸腹痛)에 모두 효과가 있었다. 이질 설사와 학질, 염병까지도 모두 효험이 있었다’

얼마 전 중국 시안(西安)에 위치한 한나라 효경황제(景帝) 능에서 당시 황실에서 사용했던 차가 발견됐다. 2000여 년 전 고대 차가 실제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처음이라고 한다. 중국과학원은 기원전 141년 사망한 경제의 묘에서 출토된 나뭇잎을 분석한 결과 이 입자가 찻잎이었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이다.

중국차의 명산지는 절강, 안휘, 강소성등 남쪽지역이다. 이들 주민들은 육식을 좋아하며 도수 높은 바이주(白酒)를 즐겨 마시는 북방지역보다 장수하는 이들이 많다. 건강에 좋은 명차를 습관처럼 많이 마시고 있기 때문이다.

지구기온의 변화로 녹차재배지가 강원도 고성 까지 북상하고 있다. 청주에서도 ‘상수 허브랜드’라는 농장이 얼마 전 SNS를 통해 중국 전역에 알려지면서 화제를 모았다. 이곳에서는 매년 5월 허브축제를 개최하고 있으며 겨울철에도 주말이면 많은 중국인들이 몰려와 차와 꽃 밥을 즐겨먹는다고 한다.

최근 중국 요우커들의 한국관광 패턴이 달라지고 있다. 명동보다는 한국의 먹거리를 찾고 힐링 장소를 관광하는 것이다. 14억 중국인들을 사로잡을 청정 명차(名茶)를 생산하면 승산이 있지 않을까. 제천 단양 괴산 영동 등 무공해 지역이 바로 그 적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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