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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군의 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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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1.10  19:3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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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준 역사연구가·칼럼리스트

동·서양의 역사를 보면 폭군의 말로는 비극으로 끝났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다 보면 측근들에게 까지 배신당하고 백성들의 마음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성선설을 주장한 맹자도 ‘왕이 왕답지 못하면 내 쫓아도 된다’고 가르쳐 소위 왕의 폐위를 정당화 했다.

사기(史記)에는 ‘주지육림(酒池肉林)’이라는 고사를 만든 상(商)나라 주왕(紂王)이 폭군의 대명사처럼 기록 된다. 주왕은 점령국 유소씨국(有蘇氏國)에서 공물로 보낸 미녀 달기에 빠져 패망했다. 주왕은 '달기야말로 하늘이 내려준 미인이다.'라고 극찬하며 그녀의 건의로 주지육림(酒池肉林)을 만들었다.

"이 잔치에 참석하는 사람들은 절대 옷을 입어서는 안 된다. 남자는 반드시 여자를 업고 내가 있는 곳까지 와야 한다."

주왕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잔치에 참석한 천여 명의 남녀들은 알몸이 되었다. 남자들은 여자를 붙잡으려 뛰었고 여자들은 비명을 지르며 달아나기 바빴다. 주왕과 달기는 이런 모습을 보고 즐거워했으며 주지육림 축제는 120일 밤이나 계속됐다고 한다.

주왕의 최후는 자살로 끝을 맺는다. 주(周)나라 무왕(武王)이 군사를 일으켜 궁궐을 포위하자 자신이 만든 녹대(鹿臺)에 올라가 불을 지르고 몸을 던진 것이다.

진시황은 중원 천하를 통일한 영웅이었지만 가장 포악한 정치를 구사한 폭군이다. 자신을 비판한 사류들을 모두 죽이고 그들이 즐겨 읽는 책들을 모두 불태웠다. 사기 ‘진시황 본기’를 보면 460명의 유학자들이 산 채로 파묻혔다는 기록이 있다.

불로장생에 대한 허망한 욕구로 동방에 신하를 보내 불로초를 구해오라는 고사는 유명하며 아방궁과 진시황릉, 만리장성 등의 대역사를 일으켜 백성들을 고통에 빠뜨렸다. 영원한 삶을 바랬던 그도 50세의 나이에 사구(沙丘)에서 병을 얻어 죽고 만다. 진시황의 시신이 함양으로 돌아오는 도중 심하게 썩자 절인 생선을 실은 마차를 써서 악취를 은폐했다고 한다. 대륙은 그가 죽은 4년 후 다시 쪼개지고 말았다.

대제국 로마의 폭군 네로는 31세의 젊은 나이에 자살로 인생을 마감했다. 예술을 좋아했던 네로는 일종의 정신병을 앓고 있었으며 로마시내에 불을 질러 타오르는 것을 바라보고 시를 지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네로는 반란이 일어나자 해방 노예의 별장에 숨었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조선 연산군의 폭정이 가능했던 것은 삼사(三司)의 입을 봉쇄했기 때문이다. 말을 잘못했다가는 현장에서 주살되거나 사지를 찢기는 형벌을 당했다. 갑자사화 이후 2년 반 동안 삼사의 관리들은 벼슬을 버리고 도망가거나 입을 다물어 언로는 막히고 연산은 폭정과 난륜을 일삼았다. 연산은 결국 파탄의 길을 걸어 강화 교동에서 외로운 죽음을 맞는다.

루마니아 독재자 차우체스크(Nicolae Ceausescu)는 18년간 장기집권을 하면서 공포정치를 자행했다. 언론을 통제하고 자신을 비판하는 세력은 철저히 응징하여 권력을 지켰다. 그러나 1989년 반민주 공포정치의 종식을 갈구하는 성난 시민들에 의해 사로잡혀 처형되고 말았다.

북한 김정은 체제는 왕조시대를 능가하는 공포정치를 자행하고 있다. 올바른 언론을 용납 안 해 공포정치는 강도를 더해가는 것 같다. 김정은을 브레이크가 고장 난 폭주기관차에 비유하기도 한다. 북한이 이번에는 수소폭탄 실험에 성공했다고 발표, 한반도를 긴장 속에 빠뜨리고 있다.

세계가 북한의 핵실험을 비난하고 강도 높은 제재를 준비하고 있다. 경제적 제재를 가할 경우 북한 주민들의 삶은 더욱 고통에 빠지게 된다.

북한이 언제까지 공포정치로 생존할지 세계가 숨을 죽이며 지켜보고 있다. 폭군은 자멸하거나 비참한 최후를 당한다는 역사의 섭리를 이들은 왜 모르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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