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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무시… 운영 어떡하라고”충북지역 국·공립대 ‘기성회비’ 판결에 고심
신홍균 기자  |  topgunh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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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01.31  18:4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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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최근 대학 등록금 인상의 주요인으로 꼽혀온 기성회비 징수 근거가 없다고 판결하자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이 기자회견을 통해 국·공립대학이 부당하게 거둔 기성회비를 돌려받기 위한 대규모 반환 청구소송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교육과학기술부까지 기성회비를 인하하라고 압박하면서 충북대 등 충북지역 국·공립대학도 이를 놓고 고심에 빠진 모습이다.


▶충북대학교

   
 
충북대 관계자는 31일 “우리 학교 등록금 중 기성회비 비율은 81.57%인데 이번 판결은 국립대 현실을 모르는 처사다. 국고에서 지원되는 건 수업료와 입학금이라 기성회비를 빼면 학교 운영이 제대로 될 수 없다”며 “법원 판결대로라면 부당이득 반환청구권의 소멸시효인 10년 전까지 받은 기성회비를 돌려줘야 하는데 만약 그렇게 되면 어떤 대학이든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학들이 재판 과정에서 기성회비 사용 내역 등 입증자료를 잘 갖춰 회비 대부분을 직원 인건비 등이 아니라 합법적으로 수업료와 학교 운영비로 썼다고 소명을 잘 하면 패소할 일은 없을 것”이라며 “다음달 2일 열리는 국공립대총장협의회에서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한국교원대학교

   
 
같은 날 교원대 관계자 역시 “우리 학교의 등록금에서 기성회비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은 50% 정도인데 판결대로 확정된다면 무슨 재원으로 그걸 반환하나. 사립대처럼 적립금이 있는 것도 아닌데 국고에서 지원 받나, 학생들에게서 받아낼 건가”라고 반문한 뒤 “극히 일부분의 잘못을 가지고 전체 국공립대에 떠넘기는 건 무리다. 법적 근거가 없다고 하는데 그러면 학부모들이 책임질 건가. 지금껏 인정해놓고 이제 와서 그런 얘길 하면 어떻게 하나”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 학교는 특수목적 대학이라 입학금과 수업료를 받지 않는다. 그러면 학생들은 학생회비만 내면 된다는 소리”라며 “충분한 기간을 두고 행동 지침을 내려주든가 다른 제도를 만들든가 하는 방안이 우선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청주교육대학교

   
 
청주교대 정책개발팀 관계자도 이날 “우리 학교는 다른 학교보다 등록금이 적다. 일반 사립대의 절반 수준인 1년 340여 만원 정도”라며 “기성회비가 수십 년 전 국가 재정이 좋지 않았을 때 학교 자체의 부담으로는 충당 못 하는 긴급한 교육시설 확보와 학교 운영을 돕기 위해 생긴 건데 이제 와서 문제 삼으면 어떻게 하나. 교육부도 봉급 세 배 더 주면서 스타 교수 모시라고 하더니 기성회비를 인하하라는 건 이율배반”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기성회비 위주의 등록금 편법 인상은 일부 대학에서나 일어났던 일이고 우리 학교 학생들도 졸업과 동시에 임용고시 합격이 우선이라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라며 “지난해 권익위의 권고에 따라 계절학기라서 수업시수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지급했던 대학원 채점 수당을 올해부터 없애는 등 불요불급한 예산을 줄이며 학교 운영 개선책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법원은 이번 소송을 낸 서울대와 부산대를 비롯한 전국 8개 국·공립대 학생 4천200여 명에게 학교는 각각 10만 원을 돌려주라고 판결했다.

이번 판결이 대법원에서 그대로 확정되면 소멸시효가 남아있는 최근 10년 사이에 낸 기성회비 반환청구 소송이 잇따를 전망이다.

한편, 전국 52개 국·공립대 졸업생 전원이 반환 소송을 내 승소할 경우 지난 10년 간의 기성회비 10조 원을 돌려받게 될 것이라 추산하는 한대련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과 “‘반값 등록금’으로 국·공립대 기성회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대련과 민변은 이날 오후 서울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공립대가 재정을 기성회비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근본적 이유는 정부의 재정지원 부족"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들은 "정부가 주장하는 재정회계법 도입이나 기성회비 소폭 인하는 기성회비 문제 해결의 대안이 될 수 없는 '물타기'"라며 "교육재정 확보와 국·공립대의 반값 등록금 시행이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한대련은 또 "법원에서 기성회비 반환 책임은 기성회에 있다는 자료를 내놓았지만 기성회와 대학본부를 구분 짓는 뚜렷한 경계는 없다"며 "기성회 자금력이라는 단서를 반환의 기준으로 달며 대학에 면죄부를 준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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