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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꾸려 말고 나부터 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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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12.28  18: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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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병익 전 충북단재교육연수원장

탯줄을 깔아 놓은 듯 /황홀한 생명 하나가 /온통 하늘을 물들인다. /조산원도 없이 혼자서 /어제 그 모습으로 올랐건만 /산꼭대기, 바닷가, 아파트 베란다에서 /저 마다 먼저 품으려고 잠도 설쳤다 /만세, 박수와 복받친 눈물까지 /일출은 아픔을 떨치고 /설렘으로 나를 세운다 /필자의 동시 ‘해맞이’전문이다. 2015년을 어떻게 마무리했나 싶을 만큼 숨가쁘게 맞은 병신(丙申)년 덕담들로 넘친다. 재주와 지혜가 남달라 인기를 몰고 다니는 원숭이처럼 저마다의 품이 넓어지고 나라의 융성을 곁들인 설렘과 축복에 대한 인사다.

위기의 글로벌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미래에 두려움이 짙다. 회사 사훈을 채 음미할 새도 없이 명예퇴직으로 일자리를 떨려난 젊음, 아직 서먹서먹한 동료들이 허다한데 출근할 곳을 잃었다. 실업보다 무서운 부모님 체온. “우리 새끼 취업 했다”며 동네방네 볼륨 높이시던 흥이 “삼시 세끼 거르지 마라. 기름값 보낼테니 차타고 다니면서 직장은 다시 구하면 되지…” 목메인 절규로 갈아탔다. 세계지도를 펴 아무리 짚어봐도 물렁한 먹잇감이 없다. 세상 모두가 새롭게 뒤집으며 도전과 진화에 목숨 걸고 있으니 걱정스럽다. 그나마 ‘내일과 미래’를 담보로 희망을 퍼올리는 더 많은 사람들 덕분에 새해가 기운차다.

뭐니뭐니해도 정치 기대를 꼽는다. 연일 민생 안정을 부르짖었으나 되레 명분도 결론도 없는 걱정과 불안만 높여왔다. ‘밥값 못해 우리도 아픕니다.’란 정치권의 얼버무림도 모를 리 없다. 성급하게 걸고 넘어지니 ‘헷갈린 경고등’의 잔혹사가 무한 반복된 셈이다. ‘욱’하는 성깔보다 상대를 대립에 앞서 타협으로 장단 맞출 때 소리결 고운 거문고처럼, 비틀거려 넘어질 때마다 부축하고 일으켜 아름다운 문양을 채워줄 살가운 인연이 필요한 거다. 그러므로 미래인재에게 가장 필수적인 요소는 문제 해결 방법을 만들 능력과 사람사이 합의를 끌어내고 영감을 불어 넣는 공감 능력이라는 데 동감이다.

어떤 가정·조직이든 서로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관계가 좋아지고 막히면 부분이 터지거나 큰 고장을 부른다. 상호 감정을 무시한 채 흠집 내기나 방어, ‘너 때문에’는 갈등만 초래할 뿐 성장까지 멈추게 한다. 불신이 팽배하면 시빗거리 빼곤 창의나 인성의 기대수준도 허망하다. 서로 안을 수 있는 품, 사람에겐 궁합의 어울림이 머문 향기가 살아야 따스한 체온도 나눠지기 마련. 진짜 중요한 건, 깜짝깜짝 놀래키거나 기운 빼는 일 없이 사랑방 군불처럼 은은한 온기를 펴는 손 길 하나면 된다.

우린 남을 의식하는 문화에 유난스러울 정도다. 자신의 생각과 판단은 긴가민가한 채 주변 눈치로 카멜레온이 된다. ‘작심 사흘’을 고수하듯 얼마 못가 다시 원점으로 추락한 사례를 숱하게 경험해 왔다. 성공적인 가정․조직의 공통점은 구성원 간 인간관계부터 뭔가 다르다. 가끔은 결과에만 집작한 나머지 긴 기간 동안 과정이나 뿌리의 고마움 같은 건 생각 밖인 부끄러움을 되씹을 순 없잖은가. ‘지혜로운 국민 앞에 뒤쳐진 나라를 찾아 볼 수 없다.’는 역사의 교훈처럼, 가끔은 초라하고 어설픈 화음일지라도 국력이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에 달려있음을 아무도 부인 못한다. ‘세상을 바꾸려 말고 나부터 변하자’ 새해 화두로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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