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는 달이 진다고 하늘을 떠나지 않는다 ‘월낙불이천’(月落不離天) 이라고 했습니다. 비록 37년 동안 정든 경찰 조직을 떠나지만 마음만은 항상 경찰과 함께 할 것입니다”

충북 청주상당경찰서 강태억 정보과장(60·사진)이 29일 오전 10시30분 퇴임식을 앞두고 기자와 만난 자리서 이같이 소회를 밝혔다.

훤칠한 외모에 깔끔한 매너 등으로 ‘젠틀맨’이란 닉네임이 따른다. 순발력, 열정, 국가관 등 경찰이 천직인 사람이다. 그는 경찰을 위해 태어난 사람이다.

그는 경찰 생활 37년 동안 30년을 정보부서 만 근무했다. 한 우물만 판 ‘정보의 베테랑’이다. 이달 전국경찰 1호 베스트 정보과장에 선발되기도 했다.

지역사회에서는 그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마당발’이다. 그는 ‘워커홀릭’이다. 주말이나 휴일도 없다. 시위나 분규 현장에는 항상 그가 있었다. 현지 상황을 보고 판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노동계에서 ‘분규조정자’로 통한다. 정식품, 네슬레, 하이닉스 사태와 우진교통 파업 등을 막후서 해결했다. 충북지방경찰청과 청주상당경찰서 부지 선정에도 큰 역할을 했다.

자신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발 벗고 나섰다. 그래서 친구와 동료들 사이에 인기가 좋다. ‘소통과 연성의 리더십’이 몸에 밴 사람이다. 경찰과 무관하게 타기관서도 호평을 받는 인물이다. 역대 충북경찰청장이 부임하면 으레 ‘강태억’을 찾을 정도로 상사들의 신망이 두텁다.

그런 덕분에 순경에서 경정까지는 승승장구 했다. 하지만 ‘경찰의 꽃’ 총경은 달지 못했다. 서울 근무 경력이 없는 게 흠이었다. 비간부 출신이 지역서 총경 승진하기란 ‘하늘 별따기’처럼 어렵다.

역대 충북경찰청장들이 서울 근무를 권하면 손사래를 치곤했다. 스스로 ‘지역사회 지킴이’을 자처한 것이다. 한 때 일선 보은서장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지역서 고향 출신 경정을 선호하는 바람에 무산됐다.

그가 경찰조직을 떠나게 되자, 충북 경찰에서는 ‘정보’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그는 “정년을 큰 대과없이 마치고, 일하는 동안 개인적으로 호평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동료 경찰의 도움과 성원 덕분이었다“면서 “퇴임 후라도 경찰관 출신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제2인생’을 살겠다”고 말했다.

한편 강 과장은 경찰발전과 지역사회에 기여한 공로로 모범공무원 국무총리표상, 대통령표창, 근정포장 등을 받았다. 퇴임식에서는 녹조근정훈장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