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내 중학교 3학년 학생 47명이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못할 위기에 놓였다.

입학정원보다 지원자가 많기 때문으로, 당장 학급 증설 등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특성화고·일반고 추가 모집에서도 구제받지 못하는 학생들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다.

23일 도교육청에 따르면 평준화지역인 옛 청주시내 19개 일반고 입학 원서 접수 결과, 남녀 전체 6730명 모집에 6953명이 지원했다.

지원자는 중학교 학교생활기록부에 따른 내신성적 순으로 오는 28일 합격자가 가려진다.

하지만 모집정원을 초과한 223명은 불합격 처리돼 정원을 채우지 못한 도내 특성화고나 비평준화지역 일반고의 문을 두드려야 한다.

도교육청이 학생 수 증가로 청주시내 19개 학교의 정원을 202명 늘렸는 데도 불합격 처리되는 학생이 223명이나 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도내 비평준화지역 일반고 정원을 초과한 45명을 포함, 268명은 내년 1월 7~8일 미달된 도내 특성화고 ·일반고 추가 모집에 지원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특성화고·일반고 미달로 생기는 추가 모집 인원은 208명뿐이라는 점이다. 60명 가운데 13명은 스스로 고교 진학을 포기, 공중에 뜨게 된 인원은 정확히 47명이다.

비평준화지역 청원고 역시 20명이 미달했다. 그러나 이 학교는 학생들의 학력 수준이 워낙 높다 보니 다른 일반고에서 떨어진 학생들이 추가 모집으로 들어온다고 하더라도 곧 낙오할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추가 모집을 하지 않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때문에 청원고가 추가 모집하지 않으면 오갈 데가 없는 학생 수는 다시 67명으로 늘어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도교육청이 도내 고교 신입생 정원 배정을 안일하게 하다 '사고'를 낸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통상 도교육청은 중학교 졸업생의 97% 수준에서 고교 입학 정원을 책정한다. 이 때 타 시·도 자사고·국제고로 진학하는 경우, 외국 유학을 가는 경우, 타 시·도로 이사하는 경우, 학업을 포기하는 경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결과적으로 정원 초과 사태가 발생했다는 것은 예년보다 학생들의 외지 학교 유출(지원)이 없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학들이 수시 모집 비율을 늘림에 따라 내신관리를 위해 상위권 학생들이 외지 명문고 대신 거주지 고교를 선택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도교육청은 통학 거리, 학교시설 여건 등을 고려, 도내 중부권 일반고에 1~2학급을 증설해 불합격 학생들을 모두 수용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 관계자는 “청원고의 상황과 함께 진학을 포기하는 학생들이 더 나오는지 등을 살핀 뒤 학생 수용 대책을 수립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