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보도>한국가스공사가 사장부터 직원까지 ‘비리 백화점’이란 오명이 채 가시지 않은 가운데 인천기지에서 액화천연가스를 수입하면서 관세를 제때 납부하지 않아 가산금으로 수십억원의 예산을 낭비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한국가스공사에서 수입하는 천연가스는 해외원산지에서 액화천연가스(LNG)상태로 도입한다. 가스공사는 이 LNG를 다시 기화해 발전소 등지에 직접 공급하거나 일반도시가스회사에 공급하게 된다.

한국가스공사는 전국 각지로 가스 공급을 위해 인천, 평택, 통영, 삼척 등 인수기지 4곳서 올 연말까지 3100만톤(LNG)을 수입했다. 이 규모는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두번째이다.

서민들이 난방연료로 주로 사용하는 액화천연가스는 2%의 할당관세를 적용한다. 할당관세는 특정 품목의 원활한 수급과 가격 안정을 위해 일정한 수입물량에 대해 기준세율보다 낮은 관세를 부과하는 것을 의미한다. 기본 관세율을 기준으로 40%포인트 범위에서 세율을 내려 한시적으로 적용하는 탄력 관세 제도다.

가스공사 인천기지는 지난 10월에 천연가스 수입에 따른 할당관세 1533억여원을 지난 10월 31일(토)까지 납부해야 하나 주말이라 11월 2일까지 냈어야 된다. 하지만 담당자 실수로 하루가 지난 11월 3일 납부하는 바람에 가산금 46억원을 물었다.

이와 관련, 인천기지 회계 관계자는 “관세 납부 위해 11월 2일 가스공사 자금부서가 거래처 은행인 외환은행에 입금했지만 회계 담당 실수로 고지서를 은행측에 발송하지 않아 가산금을 납부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한국가스공사는 관세 담당자의 단순한 실수로 수십억원의 가산금 부과는 부당하다며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제기한 상태다.

또한 가스공사는 10여년 전에도 평택기지에서 담당자 실수로 관세를 제때 납부하지 않아 수억원의 가산금을 납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른 가산금은 담당부장과 대리가 50%를 부담하고 나머지는 관세납부 거래처 은행에서 대납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관세법 제41조에는 가해 관세를 납부기한까지 완납하지 아니하면 그 납부기한이 지난날부터 체납된 관세에 대해 100분의 3에 상당하는 가산금을 징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관세청의 한 관계자는 “관세법상 가산금은 납부지연자로부터 징수하는 일종의 연체세이며, 체납을 방지하고 관세의 조기징수를 위해 마련한 제도”라며 “하루만 지나도 가산금 3%를 납부하도록 법에서 규정하고 있어 가산금 부과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한편 가스공사는 지난 6월 17일 발표된 ‘2014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을 받았다. ‘아주 미흡’에 해당하는 E등급으로, 116개 공공기관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특히 E등급은 기관장 해임건의 대상이다. 하지만 한국가스공사는 기관장이 공석인 탓에 해임건의 대상에서는 제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