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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비극과 의연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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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11.16  18: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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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준 역사연구가·칼럼리스트

프랑스인들은 매우 낙천적이다. 프랑스의 한 코미디언이 유럽 순회공연을 끝내고 이런 평을 했다. ‘독일인은 얘기를 들은 이튿날 아침에 웃는다. 영국인은 다 듣고 후에 웃는다. 그러나 프랑스인은 유머를 다 듣기도 전에 웃어 버린다.’ 그들은 웃을 준비가 돼 있는 민족이라는 것이다.

영국인과 프랑스인이 ‘아담과 이브’에 관한 영화를 보고 있었다. 먼저 영국인이 “저들은 영국인의 원조야. 사과가 하나밖에 없는데 이브가 아담에게 먹으라고 주는 걸 보면 말야” 그러자 프랑스인이 정색을 하고 말했다. “아니야. 나체로 과일을 먹는 걸 보니 프랑스인의 조상이 맞아”

프랑스 화가들은 전통적으로 센강을 소재로 아름다운 여인들을 즐겨 그렸다. 프랑스의 19세기 사실주의 화가 쿠르베가 그린 ‘센강의 여인’은 한 때는 음란하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에로틱한 그림인데 이런 유머를 뒷받침하는 것 같다.

벨드쥴이란 프랑스 영화는 40년 전 한국에 상륙, 파격적 외설물로 평가 돼 검열당국이 무차별 가위질을 한 적이 있다. 바람난 유부녀의 일탈을 그린 영화로 노골적인 정사신이 많이 등장했다. 오늘날도 예술성 짙은 프랑스 영화는 곧잘 파격적인 신으로 화제를 뿌린다.

와인을 마실 때도 프랑스인들은 다르다고 한다. 영국인은 코로 술을 마시며, 독일인은 목구멍으로 마신다. 그러나 프랑스인은 혀로 마신다는 것이다.

프랑스인들은 파리를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곳이라고 자랑해 왔다. 가장 복잡한 개선문에서도 경찰을 보기가 어렵다. 가능하면 도심 뒤에서 숨어 치안을 담당한다. 정복을 입은 경찰이 도심에서 안 보이는 이유는 관광객들이나 시민들에게 좋지 못한 인상을 준다는 것이다.

몽마르트르 언덕은 세계 각지에서 미술을 공부하기위해 파리에 입성한 가난한 예술가들의 천국이다. 아무나 광장에 캔버스를 놓고 그림을 그려 관광객들에게 판다. 자유로움과 예술, 낭만이 많은 예술가들을 불러들이고 있다. 이들이 그린 그림 가운데는 수준 높은 작품도 있으며 값도 저렴하여 횡재할 수도 있다.

센강 주변에 많이 몰려있는 카페 풍경은 파리의 낭만이다. 낙엽이 뒹구는 늦은 가을 마로니에 숲 카페에서 커피를 즐기는 멋쟁이들은 인상적이다. 이곳은 낭만적인 영화들의 무대가 되고 있으며 관광객들의 제일 먼저 찾는 곳으로 파리의 상징처럼 되어있다.

파리 정중앙에 있는 ‘파리 드 쥬와’는 음악과 패션 젊음 이 넘치는 멋의 거리다. 좁은 골목에 있는 식당이나 카페 혹은 지하 술집은 밤새도록 시사풍자 공연이 열려 들어 설 틈이 없다. 번화가 극장에서 공연되는 ‘리도 쇼’는 12시가 넘은 시간에도 표를 사는 관객들로 장사진을 이룬다. 세계 제1의 즐거운 도시 파리는 밤에 깊어 갈수록 정열적이며 농염이 짙어진다.

지난 금요일 밤 파리 중심가에서 이슬람 과격단체의 테러가 발생, 세계를 충격에 빠지게 했다. 복면도 하지 않은 테러리스트들은 자동소총을 난사하여 많은 시민들을 학살했으며 끝내는 자살폭탄을 터뜨려 자폭했다.

왜 이들이 서방세계의 상징인 파리를 겨냥한 것일까. 수니파 무장조직 IS는 연쇄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 또다시 세계를 경악시켰다.

이 발표가 있자 프랑스에서는 무슬림에 대한 복수극이 언제 벌어질지 모르는 위기감이 팽배하다고 한다. 국경은 폐쇄됐고 난민들은 이제 갈 길을 잃었다. 테러리스트들은 가장 불행 한 사람들의 절박한 희망마저 송두리째 앗아간 것이다.

희생당한 시민들을 애도하는 추모행렬과 헌혈을 자원하는 인간 띠가 프랑스 전역을 덮고 있다. 미증유의 충격 속에서도 절망하지 않고 의연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프랑스인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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