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가 2년 후인 2018년 10월 개최할 예정인 화장품·뷰티 박람회의 규모나 성격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박람회보다 사업비가 적은 B2B(기업 간 거래) 위주의 산업엑스포를 열어도 도내 기업의 판로 개척을 지원할 수 있고 일자리 창출 효과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체험·관람 등이 포함된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방식의 종합 박람회를 열어 화장품·뷰티 산업 육성에 필요한 국민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작지 않다는 게 충북도의 고민이다.

도는 지난 3일 ‘2018 화장품·뷰티 박람회’ 기본계획 용역 최종보고회를 열었지만 이런 여론 탓에 박람회 규모나 성격을 확정하지 못했다.

5일 충북도에 따르면 2년 뒤 개최 예정인 대규모 화장품·뷰티 박람회에 투입될 사업비는 150억원이다. 2013년 5월 청주 오송에서 열렸던 제1회 오송 화장품·뷰티 박람회 때 사업비(269억원)의 57% 수준이지만 결코 적은 금액은 아니다.

도의 고민은 지난달 20∼24일 오송에서 연 화장품·뷰티 산업엑스포가 성공리에 마무리되면서 시작됐다. 기간도 짧았지만 기업 중심의 행사로 치러지다 보니 사업비도 29억원에 그쳤다. 반면 성과는 컸다. 엑스포 기간에 1천85억원어치의 수출계약이 체결됐다.

2013년 5월 열렸던 제1회 박람회 때의 631억원보다 91.9%(454억원) 더 많은 금액이다.

판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도내 기업들도 외국 기업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수출 기회까지 얻었다는 점에서 이 엑스포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대규모 종합 박람회보다는 B2B 방식의 산업엑스포가 낫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반면 국민이나 외국 바이어들이 충북의 화장품·뷰티 산업 현황을 제대로 모른다는 점에서 종합 박람회를 다시 한번 크게 열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도내 화장품 관련 기업 수는 전국(1천600개)의 8.1%(130개)에 불과하지만 매출액은 경기도에 이어 전국 2위(27%)이다. 화장품 관련 학과가 있는 고교·대학도 11곳이나 된다.

충북이 화장품·뷰티 산업의 메카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이런 위상을 국내외에 알릴 수 있는 큰 규모의 박람회 개최가 필수적이라는 얘기다.

이 행사를 종합 박람회 형식으로 열려면 국제행사 승인이 선행돼야 한다. 이 승인을 받아야 국비도 지원받을 수 있다.

충북도 관계자는 “애초 계획대로 큰 규모의 박람회를 열려면 다음달 중 국제행사 승인을 정부에 신청해야 하는 만큼 이달 중 행사 규모·성격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