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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로 거덜 낼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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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9.30  19:4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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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병익 전 충북단재교육연수원장

지자체의 축제와 행사 전수조사 결과 무려 1만 5천 건 수준이다. 평균 100만 원을 들여 28만 원 건진다니 투입되는 엄청난 예산은 결국 혈세 낭비에 빚잔치다. 절대 적자인 손익 계산이니 통합과 정비가 시급한 이유다. 지난해 전라남도의 경우 ‘F1 코리아 그랑프리’를 개최하지 않아 489억 원이란 막대한 예산 절약은 물론 공무원들의 본연 업무도 충실할 수 있었다는 뒷담화다.

개중엔 정체성이 분명한 주민의 문화 수준과 예술 그리고 고수익 저비용도 눈에 띄나 대부분은 경제적 유발, 시너지효과를 외면한 적자 투성이다. 최근 몇 년 사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국제’ 또는 ‘세계’로 이름붙인 매머드한 중복 축제에 유·초등학생 숫자가 빠지면 큰 일 날 것 같은 기현상 아닌가? 최소한의 여과장치조차 없다는 게 큰 불씨였다. 단언컨대 ‘주민 위해 목숨 걸면 저절로 지지율은 상승하는 법’ 빚 무서운 줄 모르는 꿍꿍이셈 지자체장부터 생각을 바꿔야 한다. 학생 무상급식비 분담액을 놓고 몇 개월 째 충북도와 도교육청 간 볼썽사나운 힘겨루기를 하면서도 행사와 축제엔 올인이니 참으로 해석 불가다.

아주 가끔, 괜찮다 싶은 수준의 문화프로그램도 마주하나 산만하고 일과성 소비성 행사로 그치는 똑같은 메뉴와 반복적인 소음(騷音) 때문에 구경도 하기 전, 상처부터 입는다. 비싼 출연료로 불러낸 가수나 현란한 몸짓을 빼면 알맹이를 찾기 어렵다. 베끼거나 컨닝 수준도 도를 넘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이란 말처럼 우리 것의 소중함은 어디서 찾을까?

모 신협에서 달랑 현수막 하나 내걸고 ‘동민 위안 영화 감상’을 마련해 동참한 일이 있다. 마침 늦저녁이라서 너른 잔디밭은 주민들로 빼곡한 채, 모처럼 이웃끼리 주전부리까지 하며 실속 있는 문화를 나눴다. 좋아하는 정도가 이만저만 아니었다.

불과 얼마 전만 해도 성공적으로 치렀던 다양한 행사는 지역 발전의 원동력이었다. 풍부한 도시 기반시설을 갖추게 되고 지역의 인지도를 높여왔으니 요즘은 목적부터 표심(票心) 깔린 꼼수가 드러난다.

주민세 납기일을 맞추느라 허우적대는 민생을 보라. 축제 한 번만 건너뛸 경우 어림잡아 충북도민 주민세를 몽땅 감당할 여유까지 생기니 보통 사람들이 축제 자체를 외면하는 건 당연하다. 도대체 그 엄청난 혈세로 흉내 내기 덫에서 언제쯤 자유로울지 인내의 한계를 느낀다.

◇ 철저한 검증을

문제는 ‘과유불급’ 이다. 빚더미에 허덕이면서도 지난 해 어림잡아 50%가 늘어난 통계다. 남들 장 보러 나서니까 갓 쓰고 뒤 따르는 사고의 방증이다. 심지어는 축제의 상징성과도 너무 동떨어진 게 많다. 차별화된 콘텐츠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 발전의 버팀목은 뭐니 뭐니 해도 정신적 토대와 전통에 바탕을 둔 문화적 공감대 형성 아닌가. 살아있는 축제의 진화를 위해서는 창조 문화 감각이 필요하다. 지역의 비전과 안목, 의식을 바꾸고 부가가치까지 높일 수 있는 긍정적 에너지야 말로 필수 잣대다.

아직 구태를 벗지 못 한 축제와 행사, 분명한 입장과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 “지역 행사·축제 원가 공개를 통해 지방행정 건전성을 높이겠다”며 꺼내든 행자부의 여과 장치, 제발 ‘나라 곳간’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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