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대수(53) 한나라당 예비후보. 그는 충북도당위원장 겸 중부4군 당협위원장이다. 1979년 사시에 합격해 검사로서의 외길 인생을 걷던 그가 외도를 감행했다. 한 때 바다이야기로 대표되던 사행성게임장과 카지노를 최일선에서 지휘했던 그가 갑자기 사표를 던진 것이다. 검찰 내·외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평생을 검사로 살다가 검찰의 꽃이랄 수 있는 검사장 자리를 박차고 변호사의 길을 택했다. 그리고 고향인 충북 출신 후배들이 더 이상 설움 받는 일이 없도록 지역발전에 힘을 보태겠다며 정계에 발을 들여 놓았다. 그러나 정치의 벽은 높았다. 국회의원에 도전했으나 고배를 마셨다. 그런 그가 이번에 다시 출사표를 던졌다.
그는 시골 출신이다. 7살에 부친이 돌아가셨다. 둘째 형이 아버지 같은 존재였다. 그래서 농촌과 서민의 아픔을 누구보다 잘 안다. 소탈하고 조용한 성품에 항상 남을 배려하는 게 몸에 밴 사람이다. 서민적이고 고지식하다는 평을 듣는다. 검사 시절에는 돈 받지 않고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대쪽검사’이며 서울대 출신에다 인품이나 실력을 봐도 검찰총장 감으로 손색 없는 인물이라는 평을 들었다. 음성군 읍내리의 선거사무실에서 그를 만나 정치철학과 비전 등을 들어봤다. - 편집자 주
Q. 2008년 18대 총선 당시 공천 신청에서 낙천하고 2009년 10월 국회의원 보궐선거 때 한나라당 공천을 받아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이번에 다시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총선에 출사표를 던졌다. 국회의원이 되고자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 중부4군 경대수 한나라당 예비후보.
A. 검사 생활을 하며 검사도 학연·지연에 이끌려 인사가 왔다 갔다 할 수밖에 없다는 걸 느꼈다. 검사장을 마치기까지 전국을 다 다녔는데 영·호남 지역 검사들이 요직에 있는 동안 나는 한직을 전전할 때가 많았다. 그러다 대검찰청 마약조직범죄부장을 하고 있을 당시 ‘바다이야기’ 사건으로 전국 사행성 오락기 수사를 했는데 정권의 비자금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언론 보도가 터진 후 총장이 수사권을 박탈했다. 그때 검찰에 남아있느냐 떠나느냐를 고민하다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사표를 냈다. 나오면서 ‘내가 영·호남에 인맥이 있는 지역 출신이었다면 이런 식으로 검사를 그만두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런 상황을 나만 겪는 게 아니라 충북, 좁게 말하면 내가 출마한 중부4군 출신 후배들도 어떤 관직이나 대기업에 가든 마지막에는 홀대를 받을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내가 태어난 고향에 보답할 수 있는 길은 고향 분들의 지지를 받아 정치인이 돼 소외되고 괄시받는 충북의 후배들을 위해 나름의 역할을 하는 것이라는 생각으로 정치에 뛰어들었다.
Q. 2011년 8월 한나라당 충북도당위원장에 단독 출마, 당을 이끌어오고 있다. 위원장을 지내면서 어려움이나 보람이 있다면.
A. 위원장이 되면서 제일 강조한 게 당원조직 정비다. 서울 출신 모 국회의원이 당원 명부를 보니까 1만2천명으로 돼 있는데 실제 점검해보니까 이사·연락두절·사망 등의 이유로 3천명도 안 됐다. 그래서 4월 총선과 12월 대선을 위해선 당원조직부터 빨리 정비해야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외부에는 공표할 수 없지만 지금까지 상당 부분 정비되고 있는 게 첫 번째 보람이다. 두 번째며 가장 큰 보람은 어려운 여건에서도 한나라당 후보가 충주시장 재보궐에서 당선되는 데 일조한 것이다. 어려움은 이루 말 할 수 없다. 가장 큰 건 충북 현역 국회의원이 2명 빼곤 다 야당이라는 점이다. 도지사도, 대부분 시장·군수도, 도·시의원도 대부분 야당이라 한나라당이 서울 등과는 달리 사실상 야당 역할을 한다. 그러다보니 힘을 쓰고 싶어도 제대로 못 하고 국회에서 얘기를 하려 해도 원외라 못 하고 있다.
Q. 한나라당은 비대위를 구성하는 등 국민 지지를 얻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국민들로부터 외면 받는 한나라당의 문제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A.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우선 서민들이 물가 등 민생고로 살기 힘들고 이명박 정부가 노무현 정권 때 힘들었던 걸 다 극복해줄 줄 알았는데 오히려 심화된 점 등이 인기 하락의 가장 큰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좀 더 깊게 들여다보면 이명박 정부가 허덕이는 이유 중 하나는 국내보다 대외적으로 예상치 못 한 어려움이 많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OECD에 가입한,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이다 보니 대외적 여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고 그걸 극복하는 과정에서 정부의 의지와는 다른 결과가 나타났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두 번째로는 그 과정에서 정부의 대책이 시기를 놓치거나 방향이 잘못 되는 점을 국민들이 많이 질타하는 바람에 한나라당 인기가 많이 떨어졌다고 생각한다. 쇄신의 핵심은 다가오는 총선에서 일을 정말 열심히 할 수 있는 참된 일꾼에 공천을 줘야 한다는 것이다.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에 따라 공천 혁명을 이룩, 중앙의 줄 잡은 사람에게 후보를 줄 게 아니라 지역을 위해 참되게 일할 일꾼에게 공천을 주면 국민들이 납득하고 다시 한나라당에 신뢰를 조금씩 주지 않을까 생각한다. 획기적인 공천 방안이 조만간 나오면 국민들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당을 떠났던 사람들도 당이 국가 운영을 책임 질 정당이라고 생각할 날이 조만간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Q. 지금 중부4군에 한나라당에선 김수회·김영호 예비후보까지 3명이 등록했다. 이들과 본인의 차이점은 무엇이며 이들을 제치고 한나라당 후보가 될 자신이 있는지.
A. 다른 분들을 평가하는 건 주제넘은 것 같고 나름대로 자기 분야에서 성공을 거둔 훌륭한 분들이며 나를 비롯해 한나라당을 가장 사랑하는 당원들이라 믿고 있다. 나와 그 분들은 개인적인 공천 획득을 떠나 당의 승리가 궁극적인 목표다. 개인적으로 얘기하면 어떤 이들은 다른 후보를 나와 견줘 과연 누가 검증된 인물인가에 대해 이견을 제시하기도 한다. 나는 평생 검사 생활을 했다. 끊임없이 정보기관이나 내부로부터 정말 탈탈 털 정도로 검증 받았다고 생각한다. 정치도 가능하면 거짓말 안 하고 솔직하며 정직한 사람이 해야 한다고 본다. 국민들이 정치인이라고 하면 거짓말쟁이, 나쁜 놈, 돈 먹는 놈이라고 사석에서 많이 얘기한다. 사실 그런 속에서 정치한다는 게 괴롭다. 그렇지만 나만큼은 그런 데 물들지 않고 외길로 가다보면 알아주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 경 예비후보가 본보 신홍균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Q. 중부4군에서 3선을 노리는 정범구 국회의원이 청주KBS 여론조사에서 지지도 25.8%로 나왔고 경 예비후보는 12.4%다. 이 격차를 어떻게 극복할 것이며 정 의원을 평가한다면 어떤 사람인가.
A. 외람되지만 정 의원을 평가한다면 국회의원으로 국민들이 뽑아준 만큼 훌륭한 사람이고 말도 세련되게 잘 하며 임기응변이 뛰어나다. 그 여론조사는 다자대결 구도로 한 것이다. 한나라당 후보 셋을 정 의원 한 명과 비교했으니 한나라당 성향 표는 갈렸다고 봐야 한다. 합치면 20%가 넘는다. 오차범위 안이다. 그래도 뒤지는 건 현실인데 현역 의원으로서의 인지도가 70∼80%를 넘을 것 같다. 거기서 25%는 안심할 수 있는 수치가 아니지 않나 생각한다. 선거운동이 본격 시작되고 단일후보가 나와 1대 1 대결구도가 되면 지금의 수치는 그리 큰 의미가 없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또 여론조사 샘플 수가 500명 안팎이라 알고 있는데 도시처럼 밀집된 지역이 아니라 정보 교류가 차단된 산촌지역에서 500명을 샘플로 조사한다는 게 여론조사로서 정확한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 게다가 죄송한 말씀이지만 충북은 꼭 선거 당일 뚜껑을 열면 여론조사와 다른 결과를 보인다. 문제는 한나라당이 얼마나 정신 차리고 재창당을 뛰어넘는 수준의 쇄신을 완성해서 도민들 앞에 ‘저희가 차린 밥상이 이겁니다’ 하고 말씀 드릴 수 있느냐다. 총선을 위한 공천혁명만 제대로 하면 총선 승리라는 목표를 반은 달성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Q. MB 정권 초기부터 친이계로 분류됐다고 알고 있다. 현 상황을 보면 친박계가 유리하다고 보는데 본인 생각은 어떤가.
A. 내가 보기에 지금 친박·친이를 따지는 게 우습고 지금 박근혜 비대위원장에게 한나라당이 다 죽어가니까 살려달라며 손 벌려 모셔놓고 당 쇄신 작업을 하고 있지 않나. 그럼 박 위원장을 중심으로 친박·친이를 떠나 혼신의 노력을 다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걸 전제로 말하자면 내가 친이계로 활동했다면 2008년 소위 ‘공천 학살’ 과정에서 낙천했겠나. 친이계 출신 국회의원 중 나와 친한 사람이 많다. 임태희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나와 고등학교 친구이고 장광근 의원은 고등학교 2년 선배다. 공천을 떠나 검사 시절 인연을 맺었던 국회의원들이 친이계가 많았다. 왜 그러냐 하면 정권이 이명박 정권이니까 거기 가서 일하는 사람은 다 친이계 아닌가. 뒤집어서 당시 박근혜 전 대표가 대통령이 됐다면 박 전 대표 중심으로 사람들이 일 할 것이고, 그럼 나와 친한 사람들이 거기서 일하니까 나는 친박으로 분류됐을 것이다. 한 마디로 여의도 가서 친이·친박 따지는 건 어느 정도 의의가 있는지 몰라도 당협위원장으로서 국회의원도 못 된 처지에 충북에 있는 사람들끼리 그걸 따지는 건 남들이 보면 웃을 것 같다. 굳이 가르자면 충북을 위해 일할 수 있느냐를 봐서 친충북이냐 아니냐를 따져야지 친박·친이가 무슨 의미가 있겠나.
Q. 중부4군 유권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A. 군민 여러분은 2009년 보궐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인 나를 선택하지 않으시고 민주당 정범구 후보를 선택하셨다. 그 후 얼마나 달라졌는지 진지하게 다시 한 번 검토하고 살펴봐주시기 바란다. 한나라당이 비록 군민 여러분에게 마음의 상처를 드리고 가슴 아프게 한 일이 많지만 지금 환골탈태하기 위해 많이 노력하고 있다. 여러분을 변화된 모습으로 다시 찾아뵈면 이번 총선에서 저희에게 기회를 달라. 저희에게 힘을 쏟아주시고 경대수에게 힘을 넣어주시면 반드시 실망시키지 않는 경대수로 여러분 앞에 나타나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 하겠다.
<경대수 예비후보 약력>
괴산군 장연면 장풍초 18회
청주중(46회)·서울 경동고(31회) 졸업
서울대 법과대학 33회 졸업(학사)
서울대 법과대학원 석사 과정 수료
제21회 사법시험 합격, 사법연수원 11기 수료 1981년 육군 법무관(중위) 복무 1984년 검사 임관
전) 대전지검 공주지청장
전) 청주지검 형사제1·2부 부장검사 전) 서울중앙지검 제1.2 차장검사 전) 제주지검 검사장
전) 대검 마약·조직범죄부장
현) 경대수 법률사무소 변호사
현) 중부4군 한나라당 당협위원장
현) 한나라당 충청북도 도당위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