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신모 청주대 총장이 22일 결국 ‘사임의사’를 밝혔다. 학교법인 청석학원의 ‘자진사퇴’ 요구를 공개적으로 거부(17일)한지 닷새만이다.

황 총장의 사퇴는 이 대학 총학생회가 전·현직 총장을 비롯한 재단 이사 등 경영진의 퇴진을 묻는 찬반투표를 벌이는 와중에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황 총장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학내 구성원 간 갈등을 극복하고 통합을 이루려 노력했지만 한계를 절감했다"며 "모든 책임을 지고 총장직을 사임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본연의 업무인 교수직에 충실히 임하고, 대학 정상화와 발전에 보탬이 되겠다"며 "총장직을 수행하며 본의 아니게 마음을 아프게 했다면 업무 과정에서 이뤄진 일이니 너그러이 이해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청주대 각 주체는 모든 이해관계를 버리고 대승적 차원에서 근본 원인을 냉철히 분석해 학교 정상화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는 또 "우리 대학이 당면한 난관과 앞으로 다가올 위기를 구성원 모두가 협력해 대승적 차원에서 대처한다면 반드시 극복할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황 총장은 지난해 12월 24일 청주대의 '오너'인 김윤배 학교법인 청석학원 이사의 바통을 이어받아 총장에 취임했다. 하지만 취임 직후 김 이사의 최측근이라는 평가와 함께 '청주대 정상화를 위한 범비상대책위원회'(이하 범비대위)로부터 퇴진 요구를 받아왔다. 최근에는 김 이사까지 학교의 대학구조개혁 평가 하위등급 판정을 이유로 사퇴를 요구, 안팎으로 궁지에 몰렸다.

황 총장은 지난 17일 기자회견을 열어 김 이사의 사퇴 요구를 공개한 뒤 "그 무엇에도 굴하지 않고 학교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반기를 들었으나 결국 백기를 들었다.

한편, 청주대 총학생회는 전·현직 총장 및 경영진의 퇴진을 묻는 찬반투표를 22일 오전 9시를 기해 8개 단과대학에서 일제히 시작했다. 총학생회는 재학생 1만 3000여명 중 퇴진을 찬성하는 표가 6500여표(50%)를 넘길 경우 대대적인 퇴진 운동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반대로 퇴진 요구가 과반에 미달하면 총학생회장을 비롯한 집행부 전원이 총사퇴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