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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값 비싼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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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9.13  19:4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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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준 역사연구가·칼럼리스트

‘커피는 악마와 같이 검고, 지옥과 같이 뜨겁고 천사와 같이 순수하며, 키스처럼 달콤하다 ’

18세기 프랑스의 탁월한 정치가이며 외교가로 성공했던 탈레랑 페리고르. 그의 회고록을 보면 커피를 마시는 시간만큼은 사랑하는 연인과의 만남 같았던 모양이다.

철학가 장자크 루소도 커피 없이는 견디지 못했다. 이웃집들이 커피콩을 볶을 때면 서둘러 창문을 활짝 열고 향기를 들이마셨다는 일화가 전한다.

한국인들의 커피 중독도 이제는 세계적이다. 외국계 프랜차이즈 커피숍을 위시 토종 커피 전문점들이 우후죽순처럼 도시공간을 메우고 있다.

그러면 한국에 커피가 들어온 시기는 언제일까. 커피에 대해 처음 기행문을 쓴 이는 한말 신사유람단을 이끌고 서구를 처음 여행했던 구당(矩堂) 유길준(兪吉濬.1856~1914AD). 그는 옥중에서 외국여행기 ‘서유견문(西遊見聞)’을 썼는데 ‘서양 사람들은 주스와 커피를 한국인들이 숭늉과 냉수 마시듯 한다’고 기록했다.

이 시기 고종(高宗)은 러시아 공관에서 처음 커피를 맛보게 된다. 고종은 검은 색의 서양차를 맛본 후 처음에는 쓴 맛이라 외면했다. 그러나 러시아인들이 아침마다 내 놓는 커피를 마시다 매니아가 됐고 환궁한 이후에는 민비와 모닝커피를 즐겼다. 또 덕수궁(德壽宮)에 정관헌(靜觀軒)이라는 서양식 정자(亭子)를 짓고 이곳에서 외국공사들에게 커피를 대접하기도 했다.

1898AD(광무 2년) 9월 11일 김홍육(金鴻陸)의 독차사건(毒茶事件)이 발생했다. 김홍육은 고종황제에게 불만을 품고 황실가족들의 마시는 커피 잔에 아편을 넣어 독살하려 한 것이다. 이날 고종은 커피 맛이 평소와 다른 것을 알고 먹지 않았으나 순종은 커피를 마신 후 복통을 일으켰고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순종은 그 이후 원자를 생산하지 못하는 평생 불구가 됐다.

민간에서의 커피 유행은 1920년 독일인 여성 손탁(孫澤)이 정동구락부에서 커피를 팔기 시작한 이후부터라고 한다. 이 시기 명동과 충무로, 종로 곳곳에 신식 다방이 문을 열기 시작했다. 시인 이상(李箱)은 직접 ‘맥(麥)’이란 다방을 경영하기도 했다. 미모의 여인을 마담으로 앉히기까지 했으나 성공하지 못하고 얼마가지 않아 문을 닫았다.

해방이후 명동 일대의 다방은 문인들의 보금자리였다. 소설가 김동리와 시인 서정주등 정상급 문인들은 ‘문예회관’이란 이름의 다방에, ’청동다방‘이란 곳에는 시인 공초 오상순이 둥지를 틀었다고 한다.

지금은 다방이 많이 사라진 대신 커피 전문점 시대를 맞고 있다. 다방이란 이름의 찻집을 구경하기 힘든 시대다. 다방은 읍·면단위에서 소위 티켓다방이란 용어로 불리며 색다른 풍속도를 보여준다.

그런데 우리나라 커피전문점의 커피 값이 너무 비싸 국민들의 불만이 높다. 한 여론조사전문 기업이 1천명의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조사한 통계에 따르면 93.7%가 커피 값이 ‘비싸다’라고 응답했다. 얼마 안 되는 커피에 물을 타 팔며 왜 이렇게 비싼 값을 매긴 것일까.

최근 정의당 김제남 의원(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유명 프랜차이즈 사주들이 개인적으로 여전히 ‘상표권 장사’를 하고 있으며 결국 소비자들에게 고스란히 부담을 전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탐앤탐스의 경우 법인 설립 이후 개인 명의로 19건의 상표를 출원했고 이 중 1건만이 법인으로 이전했으며 사주는 2007년부터 2014년까지 지급수수료로 324억원 가량을 지급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기업 사주들의 주머니를 채우기 위해 국민들이 비싼 커피값을 무는 형국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모범적인 기업가운데는 사주의 특허권을 모두 법인에 이전한 경우도 있다.

사주의 이익을 위해 국민들을 볼모로 잡는 기업들의 커피향에서는 달콤한 향기보다는 구린 동취(銅臭)가 나는 것 같다. 이런 기업들은 결국 국민들의 사랑을 받지 못할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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