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일 청원군 오창벤처플라자에서 열린 충청권광역경제발전위원회 2012년도 제1차 회의에서 염홍철 대전시장, 이시종 충북지사, 안희정 충남지사(왼쪽부터)가 인천시 강화ㆍ옹진군과 경기도 연천군의 수도권 규제 대상 제외 건의에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충청권 광역단체장들이 연초부터 수도권 규제 완화에 강한 톤으로 반대하고 나서 이목이 쏠리고 있다.

민선 5기가 출범한 이후 이들 단체장이 이런 내용의 공동성명을 낸 것은 처음이다.

올해 들어 처음인 이시종 충북지사, 염홍철 대전시장, 안희정 충남지사의 회동은 26일 `충청권광역경제발전위원회' 회의에서 이뤄졌다.

하지만 이들 단체장은 본래 회의 목적을 잊은 듯 최근 정부 일각에서 고개를 들고 있는 수도권 규제 완화 움직임을 한목소리로 성토했다.

이들 단체장은 먼저 작년 12월 서울,경기,인천 3개 시ㆍ도단체장이 '인천 강화ㆍ옹진군과 경기도 연천군을 수도권 규제 대상에서 제외해달라'고 정부에 건의한 것을 정면 비판했다.

수도권 광역단체장들의 그같은 요구가 정부 수도권 규제 정책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는 것이었다.

충청권 광역단체장들의 격한 반응과 관련, 최근 돌아가는 상황을 심상치 않게 보고 있는 것 같다는 분석이 나온다.

충북도의 한 관계자는 "열흘 전부터 3개 시ㆍ도 실무자들이 성명 초안을 잡고 내용을 다듬었다"면서 "최근 일련의 수도권 규제 완화 움직임을 방관해서는 안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전했다.

만일 정부가 수도권 광역단체장들의 건의를 받아들일 경우 충청권이 가장 큰 피해를 볼 것이라는 위기감이 크게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당장 세종시, 혁신도시, 기업도시 건설과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조성 같은 핵심 사업들이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지식경제부가 전날 `영ㆍ호남 지역으로 이전하는 수도권 기업에 투자보조금을 확대 지급하겠다'고 발표한 것도 충청권의 위기의식을 자극한 듯하다.

실제로 충청권 단체장들은 막판에 성명을 고쳐 지경부 방침에 반대한다는 내용을 추가했다.

이런 기류를 방치했다가는 `수도권 대 비수도권'의 갈등 구도가 `수도권 대 충청권'으로 변질될 것이라는 우려도 감지된다.

수도권 규제 완화에 관한 한 똘똘 뭉쳐 반대 목소리를 냈던 비수도권 그룹에서 영ㆍ호남이 이탈하면 충청권만 외톨이로 남을 것이라는 얘기다.

이시종 충북지사가 회의에서 "영ㆍ호남을 달래고 충청권을 고립시키려는 의도가 아닌지 의심된다"며 직격탄을 날린 것도 그런 맥락에서 이해된다.

충북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의 이두영 사무처장은 "충청권 광역단체장들이 공동성명을 낸 것은 이제부터라도 수도권 규제 완화에 적극 대처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며 환영의 뜻을 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