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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유적 청천 오염 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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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8.30  19:5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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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준 역사연구가·칼럼리스트

괴산 청천(靑川)은 경북 상주와 접경을 이룬 속리산 문장대에서 발원한다. 그 물줄기가 청천을 지나 괴강을 이루고 옛 중원경 땅 달천에 도달하면서 남한강과 합류하는 것이다. 청천은 옛날 삼국이 쟁패하던 역사의 강이기도 하다.

청천 사담리 동쪽의 산은 예부터 도명산(道明山) 혹은 낙영산(落影山)이라고 불렸다. 도의를 밝힌다는 유교적 지명설과 무리도(徒)로 해석하여 화랑 유적이라고 내다보는 견해도 있다. 도명산 정상에는 커다란 바위에 3구의 마애불상이 선각으로 조성돼 있다. 그리고 상당히 규모 있는 석성(石城)이 구축되어 있다.

낙영산에 얽힌 전설은 의외로 당나라 황제까지 가탁된다. 신라 진평왕 때 당나라 고조가 세수를 하는데 세숫물을 속에 아름다운 산의 모습이 비쳤다. 황제는 이상하게 여겨 신하를 불러 그림을 그리게 한 후 이 산을 찾도록 했다. 그러나 중국 대륙에서는 찾지 못했다. 그런데 한 동자승이 나타나 ‘이 산은 동방 신라국에 있다’고 산의 위치를 귀띔하여 사자를 시켜 찾았다고 한다. 세숫대야에 비친 산이라고 하여 ‘낙영산’이란 이름을 얻었다는 것이다.

암벽에 조성된 부처는 미륵불로 숭배돼 왔다. 얼굴은 후덕하고 자비로우며 한편으론 위엄이 당당하다. 불가에서 미륵은 미래불이다. 민중의 희망이며 많은 사람들의 소망을 들어주는 보살이다. 왜 도명산 정상에다 미륵부처를 조성한 것일까.

신라 화랑들은 스스로 미륵불이 되고자 했다. 그들은 무리를 지어 명산대천을 오가며 수양하고 국가의 동량임을 긍지로 삼았다. 그리고 민중의 간절한 바람을 실현시키는 것을 일생의 목표로 삼았다.

고대 신라 사람들의 고통은 바로 전쟁이었다. 사랑하는 사람을 전장으로 보내는 일이 가장 가슴이 아팠다. 언제 돌아올 줄 모르는 곳으로 지아비와 자식을 보내는 사람들의 바람은 전쟁의 종식이었던 것이다. 화랑을 미륵의 화신으로 삼으려했던 신라 사람들의 염원은 이런데 있었던 것이다.

도명산을 미륵산이라고 하고 석성을 미륵산성이라고 부른 것은 이 때문이 아닐까. 신라의 변방 도명산을 지켰던 신라 전사들은 화랑도를 주축으로 한 가장 용감했다고 하는 낭당(郎幢)이었는지 모른다.

청천은 예부터 그 맑기를 자랑해 왔다. 그 가운데 사담리가 가장 깨끗하고 맑았다. 유명한 시인묵객이 이곳을 찾아 별장을 삼고 명시를 남겼다. 조선 숙종 대 진천에 살았던 명가의 후손 담헌(澹軒) 이하곤(李夏坤)은 도명산을 찾아 자주 숙박하고 돌아가 그 풍류를 기록으로 남기기도 했다.

최근 또다시 경북에서 문장대 온천을 개발한다고 나섰다. 이 사안은 이미 2001년 대법원판결로 일단락 된 내용이다. 당시 청천 주민들은 청천면 선평리에 온천저지를 기념하기 위해 ‘환경 지킴이 기념비'까지 세웠다.

괴산출신 국회 경대수의원(새누리당)이 최근 피해지역을 관장하는 지방환경관서의 장에게도 환경영향평가를 요청토록 하는 ‘온천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발의, 청천 지키기에 앞장서고 있다. 이 개정 법률안은 향후 문장대 온천 개발의 경우 대구환경청 뿐 아니라 충북괴산을 관할하는 원주지방환경청에서도 환경영향평가를 요청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온천에서 배출되는 하수는 주로 목욕을 하며 생긴 세제덩어리가 함유 된 지독한 유해물질이다. 삼푸등 합성세제에 포함된 계면활성제는 하수처리로도 안 되며 하천 오염의 주범이라는 것은 이미 다 알려진 사실이다.

충북에서 가장 청정한 청천에 문장대 온천의 땟국물이 흘러서야 되겠는가. 충북도민은 물론 경기도와 서울시민도 나서 이를 저지해야 한다. 아름답고 맑은 역사유적 청천을 잘 보존 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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