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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섭·허영일 설화(舌禍)
홍종우 기자  |  jwhong6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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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8.30  08:0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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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종우 정치부장

원래 '세 치 혀'는 (한 치 는 3.03cm) 겨우 9cm의 짧은 혀를 뜻한다. '세 치 혀'와 관련된 말조심의 경구가 즐비하다.

중국 오대(五代) 정치가 중의 한 명으로 5왕조 11명의 황제를 30년 동안 섬긴 재상인 풍도(馮道)의 설시(舌詩)는 유명하다.

'구시화지문(口是禍之門) 설시참신도(舌是斬身刀) 폐구심장설(閉口深藏舌) 안신처처뢰(安身處處牢)'. 이는 '입은 화를 불러일으키는 문이요. 혀는 몸을 자르는 칼이다. 입을 닫고 혀를 깊이 감추면, 곳곳의 감옥으로부터 몸이 안전하다.'는 내용으로 말조심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 속담들에도 말조심과 관련된 어귀는 많다. 혀아래 도끼가 들었다는 '설저유부(舌底有斧) ' '가루는 칠수록 고와지고 말은 할수록 거칠어진다' '관 속에 들어가도 막말은 마라' '세 치 혀로 흥한 자 세 치 혀로 망한다' 등이다. 이 말 역시 말을 함에 있어 신중할 것과 상대방에 대한 배려를 잊지 않아야함을 경계하고 있다.

모두다 무심코 혹은 잘못된 설화가 가져올 수 있는 후폭풍을 경고하는 메시지다.

특히 대중의 인기와 지지를 먹고 사는 정치인이나 장관, 연예안 등 이른바 공인(公人)의 말은 더 엄격한 절제와 정제미를 요구하고 있다. 그럼에도 잊을만하면 궤변과 막말, 돌출발언 등 이른바 설화(舌禍)를 일으켜 구설에 오르는 직업군이 있다. 바로 장관과 정치인들이다.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의 새누리당 연찬회 '총선필승 건배사'가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그는 지난 25일 저녁 충남 천안 우정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새누리당 국회의원 연찬회에 참석, 만찬 건배사 제의를 통해 "제가 '총선'이라고 외치면 의원님들은 '필승'을 외쳐 달라"고 발언, 선거법 위반 논란을 일으켰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선거를 관리해야 할 주무부처 장관이 최근 의원들의 모임에서 총선필승을 운운한 것 자체가 문제다. 공무원의 선거중립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다. 논란이 커지자 정 장관은 8월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진심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깊이 유념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이 새누리당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총선 필승' 건배사를 해 공직선거법 위반 논란에 휩싸인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을 탄핵소추하기로 결정했다.

막말이나 부적절한 발언 등으로 인해 잇따른 '설화(舌禍)'에 시달려왔던 새정치민주연합이 "김정은 위원장을 존경한다"는 글을 올렸던 허영일 전 부대변인에 대한 징계를 검토하고 있다. '험한' 입이 당의 신뢰도를 떨어트리는 원인이 되고 있어 이에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허 전 부대변인은 지난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북 고위 당국자 접촉 타결과 관련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김정은 위원장께서도 어려운 결정을 하셨다. 두 분 다 존경한다"는 글을 올린 바 있다.

장관, 정치인들 세치혀 조심해야

대한민국 정치사를 훑어보면 숱한 정치인이나 관료들이 말 한마디 잘못 하거나 글을 잘못 올려 비난은 물론, 정치생명까지 단축시킨 사례는 부지기수다. 장관이나 정치인은 말로 먹고사는 직업인이다. 특정 현안에 일희일비해서 생각의 여과장치 없이 직언만 일삼는다면 누가 그런 장관과 정치인을 신뢰하고 따르겠는가.

잊을 만하면 나오는 장관과 정치인의 '설화(舌禍)'는 우리 정치권의 고질병이다. 말로 먹고사는 것이 직업인 국회의원들과 장관은 '세 치 혀(三寸 舌)'로 내 뱉는 한마디 '말'로 국가중대사 및 정책결정은 좌우하는가 하면 막말 발언으로 본인의 정치인생 단절을 넘어 몰락을 초래하는 자충수가 되기도 한다. 장관과 정치인들의 '세치혀' 조심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앞으로는 장관과 정치인의 입에서 생각하고 말한, 교양 있고 품격있는 말을 듣고 싶다. 그리하여 깔끔하고 합리적이며 숙성된 정치를 국민이 보게되길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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