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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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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8.23  19:3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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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준 역사연구가·칼럼리스트

‘아이 싸움이 어른 싸움이 된다’는 말이 있다. 제후 간 싸움이나 국가 간의 전쟁도 작은 분쟁이 도화선이 되어 일어났다. 중국 춘추시대에 노나라 귀족 계평자와 후소백의 치열한 전쟁은 사소한 투계대회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후소백은 투계에 갑옷을 입히고 계평자는 작은 칼을 발톱에 달았다. 그런데 계평자는 자기 닭이 수세에 몰리자 무사들을 동원하여 후소백의 영역을 점령했다. 자신의 땅을 빼앗긴 후소백은 노나라 왕 소공에게 이를 고발한다. 소공은 후소백에게 군사를 일으켜 계평자를 토벌하도록 명령을 내려 도륙전이 발생했다.

고대 작은 국가 간에는 식량문제가 화근이 되었다. 춘추좌전 노은공 4년 조를 보면 제후들이 타국 변방의 농가에 쳐들어가 곡식을 훔쳐 왔다는 기록이 있다.

“기원전 719년 가을, 제후들의 군사가 정나라 도병(徒兵)을 깨뜨린 뒤 정나라의 곡식을 베어 돌아갔다...” 이는 전차까지 동원되는 노나라와 정나라 전쟁의 시초가 되었다.

요(遼) 황제와 여진족과의 대 전쟁은 여진 추장 아골타가 연회에서 춤을 추지 않았다는 이유가 발단이 됐다. 아골타는 죽을 위기에서 구사일생 살아났으며 자신의 부족으로 돌아와 군사를 일으켰다.

여진은 3천명의 군사로 10만대군과 대항하는 세계전사에서 전무후무한 일대 결전을 감행했다. 아골타는 겨울철 어둔 밤을 이용, 적진을 공격하여 30배가 넘는 요나라군사들을 궤멸시켰다고 한다.

17세기 유럽을 비극의 와중에 빠뜨렸던 30년 전쟁. 이 전쟁도 체코와 슬로바키아 보헤미아 지방에서 작은 종교적 갈등이 시초가 됐다. 신교도들이 구 카톨릭교도 귀족 수 명을 고층 건물에서 던져버린 사건이 일어난다.

이 사건으로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왕가가 카톨릭 편을 들자 프랑스 루이 14세는 신교도 편에 가담했다. 여기에 에스파냐, 영국, 폴란드 등이 합세하여 전쟁은 30년간 동안이나 유럽을 휩쓸었다. 독일의 경우 전 청년의 3분지1이 전사하는 엄청난 비극을 초래했다고 한다.

고구려와 백제는 양국이 모두 동명성왕 사당을 세우고 신위를 모시는 등 처음에는 형제 국임을 자처했다. 그것이 후에는 사소한 영토 분쟁으로 돌이 킬 수 없는 적대국이 된다. 장수왕시기 백제 개로왕은 북위(北魏) 황제에게 장수왕(巨璉)을 비난하는 글을 올린다.

장수왕을 징그러운 뱀에 비유하며 군사를 동원하여 징벌할 것을 재촉하는 것이다. 화가 난 장수왕은 수 만명의 기병을 이끌고 위례성을 기습 공격하여 개로왕을 사로잡아 아차선 아래서 참수하고 돌아간다. 도성은 불타고 죄 없는 많은 백제인들이 도륙을 당했다.

고래로 전쟁은 비극이었다. 승자든 패자든 전쟁의 피해는 너무나 컸다. 그동안 애써 이룬 번영의 상징인 도시는 쑥대밭이 된다. 화를 당하는 것은 군인 뿐 아니라 선량한 국민들도 예외는 아니다.

대한민국은 아직도 민족상잔 6.25의 비극과 상흔을 치유하지 못했다. 남북한 1천만 이산가족은 생이별의 한을 안고 살아가며 전쟁세대들은 하나 둘 유명을 달리하고 있다. 통일은 가까운 것 같으면서도 기약이 없다.

북한의 목함 지뢰매설로 촉발된 남·북한 군사대립은 한반도를 며칠 동안 전쟁의 공포로 몰아넣었다. 이런 와중에서도 우리국민들은 동요하지 않고 성숙하게 대응했다. 이제는 북한의 도발방지를 철저히 약속받는 선에서 마무리하고 향후 남북대화를 발전시킬 수 있는 묘안도 찾았으면 한다.

“전쟁에서 살인은 일반적으로 살인을 저지르는 것과 별반 다를 바 없다. 평화는 무력으로 유지될 수 없으며 오직 이해를 통해 유지될 수 있다.” 천재 과학자 아인슈타인의 고언이 와 닿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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