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시노인전문병원 전경                                                                     충주클린에너지파크 전경

충주시 퇴임 공무원 중 일부 고위 공무원은 재임 당시보다 고액의 연봉을 받는 유관기관(회사)에서 근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 서기관 출신은 퇴임 이후 한 직장에서 7년째 붙박이로 근무하고 있어 후배 공무원들의 부러움과 시샘을 동시에 받고 있다.

최근 충주시 퇴직(명예퇴직과 공로연수 포함) 공무원 중 시와 관련된 기관, 단체, 기업 등에 취업한 사람들의 현황을 보면 서기관(국장급) 이상은 재임 때보다 고액의 연봉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무관(과장급) 출신의 경우 대부분 시와 관련된 산업단지 소장 또는 주민편의시설 책임자로 근무하고 있다.

또 6급 행정주사(담당급)  출신들은 관내 소규모 산업단지 소장 등에 포진돼 있어 나눠먹기 보직 배분이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특히 충주시 관내 산업단지와 농업단지 관리소장 자리는 퇴임 공무원들이 전부 독식하고 있어 청년 실업자 일자리 창출에 역행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들이 취업한 시 유관 직장 중 최고로 손꼽히는 곳은 ㈜충주기업도시 전무이사 겸 관리본부장으로, 결격 사유가 없는 한 2년 임기가 보장돼 퇴임한 고위 공무원들끼리 자리 차지 경쟁이 치열할 정도다.

시가 지분을 5% 갖고 있는 이 회사 임원은 봉급에 판공비 등을 합치면 연봉을 억대 이상 받는다.  현재는 최용태 전 경제건설국장이 임기 2년을 남기고 명예퇴직 후 지난해 3월부터 근무 중이며 그 전에는 안승준 전 기획감사과장이 근무했다.

이에 버금가는 직장은 충주시 동량면 대전리에서 의료법인 혜광의료재단이 운영하는 충주시노인전문병원이다.  윤창노 전 기획행정국장은 2003년 12월 말 퇴임 후 2005년 3월 14일 이 병원 개원 이래 지금까지 7년째 병원장 직을 유지, 퇴임 공무원 중 최장수 근무 경력 보유자로 불린다.

그는 2004년 4월 총선 때 이시종 국회의원(현 충북지사) 캠프에서 일한 대가로 그의 후광을 입어 붙박이로 근무한다고 알려졌다.

그 외 전승원 전 물관리사업소장은 2007년 12월 말 명예퇴직 후 2008년부터 충주시장학회 사무국장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사무관 출신으로는 우건도 전 시장 선거캠프 대책본부장을 맡았던 조영철 전 회계과장이 주목 받고 있다.  그는 선거 때 애쓴 논공행상 차원에서 '재단법인 중원문화체육관광진흥재단' 이사장직을 맡았다. 무보수 명예직이지만 이면에서 막강한 파워를 행사할 수 있는 자리다.

특히 시가 4억8천만원을 지원하는 충주클린에너지파크 내 충주환경체육센터을 관장하며 충주공예전시관도 관리하고 있어 지역 기관장 급 예우를 받는, 쓸 만한 자리라 누구나 탐낸다.

또 민승지 전 주덕읍장이 충주첨단산업단지 관리소장으로, 안만석 전 이류면장이 주덕농공단지 관리소장으로, 박명희 전 농정과장이 중원산업단지 관리소장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밖에 6급 행정주사 출신 중엔 정진목 전 계장이 충주환경센터 운영부장, 이길수 전 계장이 가금농공단지 관리소장, 안창환 전 계장이 가주농공단지 소장, 정인용 전 계장이 용탄농공단지 소장 등을 맡고 있다.

이처럼 퇴임 공무원들이 시 유관기관과 단체, 기업 등에서 대거 일하는 데 대해 공직사회는 물론 지역 주민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시의 한 공무원은 “퇴임 후 일자리를 갖는 건 정신 · 육체적으로 매우 건강한 모습이라 존경스럽지만 시와 관련된 곳에서 직장 생활을 하면 자칫 청탁과 비리로 얼룩질 개연성이 농후하기 때문에 사전 예방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연수동에 사는 한 시민은 “지역경제가 어려워 일자리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인데 시가 일자리를 늘린다고 하면서 퇴임한 제 식구 챙겨주는 속 보이는 짓은 근절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