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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전쟁을 겪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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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8.04  19: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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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병익 전 충북단재교육연수원장

지난 1일, 청주 지북동 정수장 인근 도수관로 연결 공사를 주먹구구식으로 하는 바람에 생각잖은 실수가 생겨 어림잡아 5000여 가구 수돗물 공급이 여러 날 중단 돼 여름나기가 유난히 힘들었다. 그나마 한국수자원공사와 소방서의 발 빠른 급수로 물통을 들고 긴 줄을 서서 최소량을 공급받을 수 있어 다행이었다. 금년 6월까지 극심한 더위와 가뭄까지 겹쳐 쩍쩍 갈라지던 논·밭을 생각하면 물자원의 합리적 이용과 관리야 말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시청 전화가 뜨끈 뜨근할 정도로 항의에 시달렸고 부시장까지 나와 잘못을 시인하며 사과했다. 곰곰 따져보면 ‘누가 그러고 싶어 그랬겠는가?’다. 제대로 안한 것이 문제다. 공직을 두고 왜 툭하면 ‘무사안일, 자리 지키기’로 질타되는지 실체가 드러난 셈이다. “상수도를 잘 알던 공무원들이 퇴직했기 때문…”이란 핑계를 브리핑이랍시고 해댔다. 그럭저럭 하다가 다른 부서로 떠나면 그만일 때 물로 인해 어마어마한 피해를 본 사람들(물로 먹고사는 자영업자)에게 무슨 변명을 늘릴 것인가?

어렷을 적, 처음 땅을 뚫어 수십 미터 아래에서 지하수를 뽑아 쓴 ‘펌프 세대’는 정말 물 좋은 나라에 살아 온 셈이다. 고향 집 앞쪽을 흐르는 도랑은 동네 아낙네가 먹거리를 씻던 이야기터였다. 최근 지자체마다 “상수도요금이 낮아 1인당 하루 물 사용량이 높으므로 물값을 적정하게 인상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한마디로 어처구니 없다. 메르스 사태는 종식을 선언했지만 투입된 어마어마한 예산과 아직까지 주눅든 경제를 생각해 보았는가?

자주 씻고 깨끗해야 건강한 삶이 유지되는 것 아닐까? 상수도 요금을 올리면 그릇 한 번 덜 헹굴 수 있다. 지저분하면 각종 질병과 오염에 쉽게 노출돼 따져보면 메르스 이상 손해일 걸 뻔히 알면서 ‘우선 먹기 식 곶감’이니 허공 향한 볼멘소리 급이다. 날씨 탓인지, 청주시민 주요 식수원인 대청댐에 물감을 푼 듯 녹조가 심하다. 근본적 대책은 안일한 채 색깔만 짙어진다. 수자원공사와 청주시는 서둘러야 옳다. ‘시민을 받드는 행정’이라며 그 물을 계속 마시게 할 셈인가?

그동안 도시화로 인해 빗물을 저장할 산지가 많이 파괴됐고 댐과 제방도로 포장, 환경오염 물질 배출 등에 의한 수질 악화를 가속시켰다. 게다가 수도꼭지만 틀면 줄줄 나오니까 아쉬울게 없다. 적은 수자원이지만 필요할 때 누구 한사람 물 때문에 불편을 겪지 않는다. 가뭄이 닥쳐도 아직까지 별 걱정 없다. ‘물 쓰듯’은 흔히 별 생각 않고 흥청망청 낭비하는 걸 비유한다. 전기나 석유, 가스 등은 유독 절약이 몸에 배 있으면서 물만큼은 헤프게 써온 게 사실이다.

툭하면 상수도관이 터져 물바다를 만들고 시멘트나 보도 블럭에 덮혀 밟을 땅 찾기 어렵다. 도무지 빗물조차 스며들 틈이 없다. 일본은 원전사고로 이어졌을 때 지하수 오염 등 식수원을 그대로 지켰다니 신기할 정도다. 큰 재앙의 폐허 더미 속에서 치밀하게 챙긴 대응이 무섭다는 표현으론 너무 약하다. ‘깊은 우물은 가뭄을 타지 않는다.’는 속담처럼 기초가 단단하면 아무리 불리한 조건도 극복할 수 있다. 발 빠른 연구와 노력없이 어떤 방법으로도 물을 대체하기란 어렵다. 물 대란이야 말로 전력보다 훨씬 전쟁에 가깝다.

이번 청주시의 안일한 수돗물 관리 책임은 모르면 몰라도 잘못된 인사에서 비롯됐다. 긴가민가하게 앉아있는 자리부터 손 봐야 한다. 적재적소 ‘청주시 인사’ 야 말로 위기 대응 해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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