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문턱에서

무대미술가이자 동양화가인 민병구가 화실과 일상의 풍경을 담은 개인전을 연다.

이번 전시는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는 청주예술의전당 2전시실에서, 다음달 7일부터 10일까지는 세종시민회관 전시실에서 열린다.

먹고 살기 위해 지난 30년간 전국을 돌아다니며 무대미술을 해온 민 작가는 14년 만에 고향인 청주로 돌아와 작업실을 꾸리고 생활하고 있다.

작가는 작업실에서 자연과 함께 생활하며 투박하고 거친 붓질로 자신의 삶을 그림으로 표현한다.

작가는 여러 대가들의 인쇄화집을 보면서 모사를 통해 동양화를 배우며 붓질을 터득했다.

그런 이유로 작가의 작품들은 낯설기도 하지만 전통 동양화의 격식을 갖춘 작품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어린아이 같은 자유로움이 있다.

특히 이번 전시 작품 중 부엉이 부부 한쌍이 밤나무에 앉아 있는 '부엉이 방귀에 아람이 벌어지고'라는 작품이 눈에 띈다.

이 작품은 작가가 어릴 적 마을 어른들에게 들은 "부엉이가 방귀를 뀌면 가을이 온다"는 이야기를 소재로 한 것으로, 부엉이가 방귀를 뀌어 오곡과실이 빨리 익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긴 이야기다.

이번 전시를 통해 작가의 쉼 없이 노력한 발효의 맛을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