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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캔들이 대수냐류경희 편집국장
류경희  |  queenkyungh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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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01.25  11:5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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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공화당의 유력한 대선후보 깅리치의 아킬레스건은 두 번의 이혼경력이다. 실패한 결혼을 어느 한쪽의 잘못으로 매도할 수는 없는 일이겠지만, 첫 번째 부인과 갈라서는 과정이 아무래도 심하게 야비했다.

깅리치가 범상치 않은 인물인 것은 틀림없었던 것 같다. 여러 방면에서 발휘된 특출한 능력 가운데 하나가 여성편력이다. 그는 겨우 젖비린내를 벗어난 19세 때 7살 연상녀인 재키 배틀리와 결혼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상대녀가 깅리치의 고등학교 은사였다는 점이다.

누가 먼저 유혹을 했는지는 여러 가지 상상이 가능하나, 주위의 눈총을 무릅쓰고 어린 제자와 결혼을 감행하게 만든 깅리치의 능력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당돌한 제자와 무모한 여교사의 결혼 생활은 18년 만에 파경을 맞았다.

당시 배틀리는 암 투병 중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새 여자 매리앤 긴터와 합쳐지는 것이 급했던 깅리치는 배틀리의 병상에 찾아가 이혼서류에 서명할 것을 요구했다. 30년 전의 냉혹한 행동을 들추며 정적들은 "인간으로서 어떻게 그런 일을 할 수 있느냐"며 공격에 나섰다. 사태가 다급해지자 깅리치 측은 이혼을 먼저 요구한 것은 배틀리 측이었다고 발뺌했다. 말도 안 되는 변명은 더욱 거센 비난으로 돌아왔다.

당시 깅리치가 이혼소송을 제기하자 배틀리는 남편의 이혼소송을 기각해줄 것을 요구했다는 사실까지 밝히며 "부인을 배반했다면 다른 사람들도 배반할 수 있는 게 아닌가"라며 정적들은 일제히 포문을 열었다. 공격에 대한 깅리치의 반응이 정치인답다. 그는 "이미 신에게 용서를 빌었다"면서 오히려 정책이 아닌 이혼문제를 들고 나오는 상대방을 비난했다. 유권자들이 현명하게 선택할 것이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추문도 잡지 못한 깅리치바람

배틀리와의 이혼 후 두 번째 부인과는 결혼 생활이 더욱 엉망이었다고 한다. 이혼한 두 번째 부인은 그와의 이혼과정을 밝히는 ‘폭로 인터뷰’를 ABC방송과 가졌다. 두 번째 부인이던 매리앤은 “깅리치가 자유 결혼(open marriage)을 원했다고 폭로하며 도덕적으로 대통령감이 아니라고 깎아내렸다. 법적 관계는 유지한 채 제 멋대로 놀자 했다는 전 부인의 험담으로 인해 깅리치진영은 비상사태가 됐다. 얼마나 다급했던지 첫 번째 부인이 낳은 두 딸의 서명을 담아 ABC방송에 방송재고를 요청하는 서한을 전달했고, ABC방송은 프라이머리(예비선거) 이후로 방영일자를 조정했다.

깅리치의 스캔들로 흥미진진한 상황이 된 것이 21일 실시된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다. 1980년 이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1위를 한 후보가 대선 후보 티켓을 차지했던 전통이 이어졌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

그런데 놀랍게도 코너에 몰린 상황의 깅리치 후보가 40%를 득표해 28%에 머문 롬니 후보를 따돌리고 첫 승리를 차지했다. 완승을 거둔 것이다. 이혼과 결혼 과정에서 비윤리적인 행각은 예상외로 아무런 걸림돌이 되지 못했다. 깅리치의 탁월한 토론능력이 빛을 발한 점도 있겠으나 사우스캐롤라이나가 지니고 있는 지역적 특수성 때문이라는 분석이 그럴듯하다.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투표에 참여한 유권자 중 65%가 ‘복음주의 기독교’인이라고 한다. 따라서 지역의 기독교인들은 깅리치의 사생활을 문제 삼지 않았다. ‘복음주의 유권자’들 중 45%가 대선에서의 경쟁력을 가장 중시한다고 응답했고, 55%가 깅리치를 지지했다. 모르몬교도인 롬니에게 힘이 실리지 않았던 이유다.

다음 경선지인 플로리다주에서도 깅리치의 지지율이 급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한다. 그동안 대선주자들의 발목을 잡았던 이혼 스캔들을 극복한 깅리치의 선전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권력과 사랑을 모두 거머쥔 복 많은 인간 깅리치에게 운까지 따르려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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