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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슬 집착은 화를 부른다김춘길 주필 겸 대기자
김춘길  |  kck901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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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01.25  11:5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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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슬은 관아에 나가서 나랏일을 맡아 다스리는 자리 또는 그런 일을 의미한다. 그리고 벼락 감투는 자격 없는 사람이 갑자기 얻은 벼슬을 농으로 일컫는 말이다. 예로부터 공직인 벼슬은 그 높고 낮음에 따라 녹봉을 받고 백성을 다스리는 권세가 주어져 입신출세를 원하는 자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어 왔다. 그래서 한 번 차지한 벼슬은 죽어도 안 놓으려 하면서 가능한 한 더 높이 오르려고 다투었다. 그 과정에서 인간의 추한 몰골이 여지없이 드러났다.

그러나 벼슬은 영화와 함께 위험과 화를 동반한다. 다산 정약용(茶山 丁若鏞1762~1836)은 그의 명저〔목민심서〕에서 중국 송나라 왕환지의 말을 인용하여 벼슬살이의 위험성을 다음과 같이 경고했다. “수레를 탈 때에는 항상 전복되어 떨어지리란 자세로 대처하고, 배를 탈 때에는 항상 전복되어 빠지리라는 자세로 대처하며, 벼슬을 할 때에는 항상 불우해지리란 자세로 대처해야 할 것이다”

다산의 이 말은 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 오만과 자만을 버리고 신중히 처신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불행해진다는 점을 일깨우고 있다. 다산은 또 벼슬길의 나아감과 물러남을 분명히 해야 욕을 면할 수 있다는 점을 아래와 같이 가르치고 있다. “벼슬은 반드시 체임(遞任:벼슬의 바뀜과 해임)이 있게 마련이다. 체임되어도 놀라지 않고, 벼슬을 잃어도 연연해하지 않으면 백성들이 존경할 것이다. 벼슬을 헌신짝처럼 버리는 것이 옛사람의 뜻이었다. 체임되고 나서 슬퍼한다면 또한 수치스럽지 않은가?” 라고 공직자의 진퇴가 분명해야할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사퇴압력 받는 최시중.박희태 물러나야

그 좋은 벼슬(감투)을 헌신짝처럼 버리는 일은 보통사람으로서는 쉬운 일이 아니다. 버려야 할 때 버리지 못하고 벼슬에 집착, 미련을 가지면 수치스러운 일, 즉 패가망신을 당할 수 있다는 점을 깨우치고 있다 하겠다. 이런 이치를 알고 가장 현명하게 처신한 역사적 인물이 중국 한(漢)나라의 개국 공신 장량(張良.?~BC189년)이다. 소하. 한신과 함께 유방을 도와 한나라를 건국한 3걸 중의 한 명인 장량은 유방의 만류를 뿌리치고 부귀영화를 버린 채 산으로 들어갔다. 영화 뒤에는 반드시 불행도 있으리란 점을 예지하고 벼슬길에서 일탈한 것이다. 그의 선견지명은 현실화 되어, 유방은 창업한지 얼마 되지 않아 개국공신을 모두 숙청해 버렸다. 그의 혜안이 화를 면하게 한 것이다.

요즘 우리 정치계에서는 몇몇 고위직 인사들을 향해 “벼슬을 내놓으라!”는 여론이 빗발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이명박 대통령의 멘토인 최시중 방통위원장은 세칭 그의 양아들이라는 정용욱 전 방통위 정책보좌관의 비리의혹과 정연주 전 KBS 사장의 대법원 무죄판결로 야당으로부터 퇴진압력을 받고 있다. 그리고 박희태 국회의장은 2008년 한나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으로 여야로부터 사퇴요구를 받고 있다. 그러나 사퇴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특히 검사출신 6선의원인 박희태 국회의장은 “검찰 수사 결과에 대해 소정의 책임을 지겠다”며 거취표명을 유보하고 있어 오는 4.11총선을 걱정하고 있는 한나라당을 몸 닳게 하고 있다. 박 의장은 지난날 어린 딸이 미국에서 귀국한 후 해외에 나가 외국 국적을 취득한 사실이 없는데도 미국 국적으로 이화여대에 편입한 사실이 드러나 김영삼 정권시절 ‘10일 법무장관직’에서 하차하는 일을 겪기도 했다..

고위공직자일수록 자신의 때를 알아야 하고, ‘언제나 자기 세상이 아님’을 자각해야 한다. 그리고 나아갈 때보다 물러갈 때가 더 중요하다는 점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덧붙여 물러나는 데에도 품격이 있어야 한다. 공직의 영화를 누릴 만큼 누린 사람들이 정치적 도의적으로 책임을 져야 하는데도 현직을 놓지 않겠다고 집착하고 있는 것은 노욕(老慾). 노추(老醜)에 다름 아니다. 추하게 벼슬에 매달리면 결국은 더 험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그게 세상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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