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데일리
칼럼칼럼
한국도자기 살려야
세종데일리  |  webmaster@sjdailynews.co.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5.07.05  19:35:40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 이재준 역사연구가·칼럼리스트
충북의 대표적 토착기업이며 한국의 도자산업을 이끌어 온 72년 역사의 한국도자기가 1개월간 생산을 중단했다. 도자업의 불황이 겹치고 적자생산을 감내하지 못한 것이 원인이라고 한다.

필자는 74년부터 한국도자기의 발전을 지켜봤다. 당시는 청주대학 입구에 공장을 가지고 있었으며 창업자인 고 김종호 회장 김동수 사장 김은수 부사장과 자주 상면할 기회가 있었다. 사직동 충북체육관 건립 추진위원회는 김종호 회장이 위원장을 맡고 김은수 부사장은 예총회장을 맡아 지역 문화 사업에 봉사할 즈음이었기 때문이다.

김은수 부사장은 예총활동 가운데 연극분야에 정성을 쏟았다. 충북연극인들은 당시 시민극장을 중심으로 전국의 지역 연극계중 가장 활발한 활동을 벌였다. 연극하면 충북을 연상할 만큼 명성을 얻은 것은 김은수 부사장의 힘이었다.

한국도자기는 이어 청주공단으로 공장을 확장했으며 전문 분야별로 분사도 했다. 영국에서 기술자를 초빙하여 본차이나 개발에 성공했다. 그리고 청와대에 본차이나 식기를 납품하여 명성을 얻었다. 청와대에 납품이 성사된 것은 고 육영수여사의 힘이 컸다. 한국도자기가 발전을 거듭한 이면에는 이런 힘이었으며 김은수 부사장은 한국도자기를 가장 모범적인 기업으로 이끌었다.

이로부터 20년간 QC(Quality Contro)활동과 노사대립이 없는 기업, 가장 직원들에게 친화적인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공장안에 전시공간을 마련하고 전국의 주부들을 상대로 투어비즈니스를 실시하기도 했다. 영국왕실에 납품하는 것을 계기로 세계 50여개국에 수출하는 한국의 대표적 도자기 제조기업으로 성공을 거두었다,

80년대 중반 필자는 김동수 사장과 만날 기회가 있었다. 당시 사회단체를 맡았던 김사장은 한국도자기 성장 비사를 들려주기도 했다. 처음 공장을 만들어 도자기를 서울 남대문 시장으로 판매하러 갈 때 학생이었던 김동수사장은 워커 끈을 졸라매고 새벽에 덜덜거리는 트럭을 탔다고 한다. 당시 노후 된 차량은 고장이 잦았으며 음성 쯤 비포장 길을 가다 서버리곤 했다. 밤새 차량을 정비하여 다시 서울로 올라가는 일이 비일비재했다는 것이다.

당시에도 한국도자기는 어려웠다. 그릇이 팔리지 않아 직원들 급여가 밀리고 원자재를 사지 못했다. 이때 나선 것이 창업자 김회장의 부인이었다. 김회장 부부가 다녔던 교회 신도들이 한국도자기를 살리려 자금을 거둬 뒷받침했다고 한다. 한국도자기 창업 김회장 가족의 교회에 대한 신앙심이 돈독한 것은 이런 이유도 있다.

한국도자기는 막내 김성수 사장이 이끄는 인도네시아 ‘젠’이 독립한데이어 3세 경영체제에 들어서면서 불협화음이 겹쳤다. 간혹 법정분쟁으로 신문에 비쳐지기도 했는 데 모양새가 좋지 않았다. 한국도자기 신화를 창조했던 주인공이었던 김동수, 김은수 사장이 건강상 경영에서 물러서면서 충북의 대표성에도 멀어지는 듯한 인상을 주었다.

그동안 충북의 대표적인 토착기업들은 거의 몰락했다. 삼화물산, 초정약수, 한림농원, 백학소주에 이어 대농도 무너졌다. 최근에는 흥업백화점도 역사의 뒤안길에 묻히고 말았다.

필자는 경제부장 시절 ‘내 고장 산품 팔아주기 캠페인’을 기획한바 있다. 중앙의 대 기업에 가려 숨을 쉬지 못하는 지역 산품을 애용함으로써 향토기업을 육성하자는 운동이었다. 충북관내 공 기관, 기업에서부터 지역 산품을 우선 구입하고 선물도 지역에서 생산되는 산품으로 해 보자는 것이었다. 이 캠페인은 효과가 있었으며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제도화되기도 했다.

‘한국도자기를 살려야 한다’ 지역 원로들과 경제계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방자치의 진정한 의미는 바로 향토기업을 육성하여 튼튼한 경제기반을 구축하는 길이다. 상대적인 것을 걱정하여 용기 있게 나서지 못하는 행정가나 정치인이 있다면 이는 용졸한 생각이 아닐까. 한국도자기가 다시 웅비를 펼쳐야 충북의 위상도 높아질 것이다.

< 저작권자 © 세종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세종데일리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충북 청주시 서원구 내수동로 114번길 66(사창동, 청주스포츠타운)  |  대표전화 : 043)273-2580  |  팩스 : 043)274-2580
정기간행물ㆍ등록번호 : 충북 아 00065  |  등록일자 : 2011.08.24  |  발행ㆍ편집인 : 김태순  |  청소년보호 책임자 : 김태순
Copyright 2011 세종데일리.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sjdaily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