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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와 싸우는 영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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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6.21  19:2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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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준 역사연구가·칼럼리스트
조선시대에 ‘의녀(醫女)’라는 신분이 있었다. 의녀는 지금의 간호사가 하는 일을 맡아 했으나 때로는 의원을 대신하여 진맥하고 처방도 했다. 의녀는 어의들의 접근이 안 되는 궁녀들에게 침을 놓거나 비빈들이 해산할 때 조산원 노릇도 했다.

의녀제도는 태종6년(1406 AD) 제생원지사 허도(許衜)의 건의로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관비를 뽑아 의술을 가르쳐 임무를 맡게 했으나 나중에는 어린 기생가운데서 선발했다는 기록이 있다.

현군 세종은 좋은 제도라고 평가하고 의녀수를 늘리라는 어명을 내린다. 지방에서도 10세 이상 15세 이하의 관비를 2명씩 뽑아 서울에서 교육시킨 후 다시 출신지로 보내 종사하게 했다. 지방 부녀자들도 의료 혜택을 입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최고 인기를 누렸던 TV드라마 ‘대장금’은 조선 중종 대 의녀(醫女) 서장금(徐長今)의 기구한 삶을 그린 픽션이다. 그러나 장금은 실지 인물이었으며 약 30년간 중종 곁에서 치료를 도운 의녀였다. 낮은 신분으로 조선왕조실록에 유례가 없이 열 번이나 등장한다.

장금은 임금의 생명을 구해주고 ‘대장금(大長今)’으로 불리는 영예를 획득하며 의녀의 영웅으로 역사에 기록되는 것이다. 중종실록에 나오는 장금의 대표적인 기록을 보자. 

“19년 12월15일 장금(長今)을 의녀의 대표(代表)로 삼았다 / 28년 2월11일 왕의 오랜 병을 고친 공로로 장금이 상을 받았다. / 39년 10월25일 의녀 장금(長今)이 나와서 말하기를.. ‘어제 저녁에 주상께서 삼경(三更)에 잠이 드셨고, 오경에 또 잠깐 잠이 드셨다. 또 소변은 잠시 통했으나 대변이 불통한 지가 이미 3일이나 되셨다’. 박세거와 홍침이 들어가 진맥하니 왼손의 간신맥(肝腎脈)은 부(浮)하며 긴(緊)하고 오른손의 맥은 가늘고 느렸다. 다시 약제(藥劑)를 의논하여..오령산(五쫢散)에 마황(麻黃)·방기(防己)·원지(遠地)를 첨가하여 다섯 차례 드렸다...(하략)”

장금이 왜 중종으로부터 두터운 신임을 받고 ‘대장금’으로 불리게 되었을까. 여의로서 탁월한 의술도 보유했지만 책임감과 생명을 건 봉사정신이 만든 결과라 할 것이다. 궁녀가 아닌 여의 신분으로 임금을 지근에서 모실 수 있는 ‘대여의(大女醫)’로 성공한 배경에는 바로 남다른 노력과 희생이 있기에 그렇다.

조선시대 유명 여의가 대장금 말고 여러 명이 있었는데 성종 때 제주출신 장덕(張德)이 유명했다(성종실록). 장덕은 그의 제자 귀금(貴今)가 함께 치과와 이비인후과 치료에 뛰어났다고 한다.

오늘날 한국의 간호사들은 ‘의녀’의 후예들이다. 대학 간호학과에서 전문교육을 받은 이들은 나이팅게일 정신으로 무장한 최고 수준의 의료종사자들이다. 반세기 전 파독 간호사들은 급여를 조국에 보내 근대화에 앞장선 눈물겨운 역사를 만들기도 했다.

간호사들은 한 달에 몇 번씩 힘든 나이트(철야근무)를 해야 하며 환자들을 보살펴야 한다. 가정주부일 경우에는 1인 3역을 감당해야 한다. 봉사정신이 투철하지 않으면 간호사 직무를 수행할 수 없다.

지금 이 시간에도 간호사들은 국가적 재난수준인 메르스를 퇴치하기 위해 의사들과 함께 생명을 건 노력을 다하고 있다. 지금 병상에서 저승사자와 싸우는 간호사들의 희생적인 24시는 눈물과 감동으로 얼룩진다.

생명이 위독한 메르스 환자를 살리려고 심폐소생술을 돕다가 메르스에 감염된 대전 건양대병원 신모 간호사의 얘기가 안타깝다. 그녀는 현재 폐렴 증세를 보이고 있으며 격리 치료를 받고 있다. 후배 간호학과 학생들의 간절한 기도와 쾌유를 기원하는 국민적 메시지가 눈시울을 붉히게 한다.

그녀에게 대장금 처럼 ‘그레이트 너스(Great nurse)’라는 칭호를 붙이고 싶다. 빨리 쾌유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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