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구조개혁 2단계 평가 대상에 포함된 충북도내 대학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구성원들간 ‘네탓 공방’만 하는 대학이 있는가 하면, 교육부 이의 신청을 놓고 고심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9일 도내 대학 등에 따르면 충북지역 평가대상 일반대학 10곳 중 2차 평가 대상에 포함된 곳은 총 6곳이다.

청주대와 영동대, 건국대 글로컬캠퍼스, 한국교통대, 꽃동네대 등 6곳이며, 극동대 등 일부 대학은 부정도 시인도 하지 않고 있다.

서원대와 충북대, 세명대, 중원대 등 4곳은 ‘그룹 1’로 분류됐다.

지난해 8월 정부 재정지원제한대학에 지정된데 이어 2년 연속 부실대학 꼬리표를 달게 된 청주대와 영동대는 패닉상태에 빠졌다. 또 충주지역 종합대 2곳 역시 지역사회의 우려가 크다.

청주대는 구성원간 구조개혁 대상에 오른 것을 두고 ‘네 탓 공방’을 벌이고 있다.

대학측은 2단계 평가 대상에 포함된 원인을 총학생회·교수회·직원노조·총동문회 등의 비대위측의 농성 등 학내분규로 인한 측면이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구성원들은 대학측이 적립금을 쌓아놓고도 예산투자를 게을리 한 점이 정성평가 감점 요인이 됐다고 책임을 대학측에 전가했다.

이날 청주대 교무위원들은 성명을 내 “평가에서 하위그룹에 속한 이유는 양호한 정략평가와 달리 정성평가에서 최하위권 점수를 받았기 때문”이라며 “이는 학내분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교수회는 반박자료를 내 “황신모 총장 등이 주장하는 것처럼 학내 분규가 감점 요인이 됐다는 내용은 어디에도 없는데 책임을 비대위에 전가하려 하고 있다”며 “이번 평가 결과를 자체 분석해보니 대학측이 2014년도 적립금을 쌓아놓는 구태를 답습하고, 정성평가 항목에 대한 예산투자를 게을리 한 것이 감점 요인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논문 표절 의혹, 직원 성과급 임의변경 논란 등을 놓고 내부 갈등을 겪고 있는 교통대도 ‘재평가’라는 돌발변수까지 겹치는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8월 최종평가에서도 최하위권 등급을 받으면 혹독한 구조조정과 재정적 불이익은 물론 최악의 경우 퇴출도 가정해야 할 대학은 불안에 떨고 있다.

교육부가 오는 12일까지 평가결과에 이의신청을 하도록 허용했지만, 도내 대학가에선 눈치작전이 벌어지고 있다.

이의신청을 하면 칼을 빼 든 교육부를 자극하는 셈이 되고 이의신청을 포기하면 부실대학이란 점을 인정하는 꼴이 된다는 판단 때문이다.

A대학 관계자는 “도내 6개 대학 모두 이의신청을 마감하는 금요일까지 치열하게 눈치작전을 펼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어떤 상황이 전개될지 모르니 이의신청 자료를 준비하고는 있다”고 말했다.

이의신청 준비 작업에 착수한 B 대학 관계자는 “이의신청을 하려고 해도 4개 항목에 대한 총점만 확인할 수 있으니 답답하다”며 “어떤 점을 어떻게 평가받은 건지 정확히 모르니 이의신청 하기도 막막한 지경”이라고 호소했다.

교육부는 전국 163개 대학을 정부재정지원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상위그룹은 A∼C등급으로, 하위그룹은 2단계 평가 결과에 따라 D∼E등급으로 나눌 예정이다.

발표 시점은 8월 말이다. 다만, 2단계 평가에서 하위그룹의 10%(약 3개 대학)는 ‘안정권’인 1그룹(C등급 이상)으로 상향 조정해준다는 게 교육부 방침이다.

청주대 등 2단계 평가 대상에 포함된 대학은 △중장기 발전계획 △교육과정 △특성화 등 3개 항목 6개 지표에 대한 자체평가 보고서를 이달 말까지 제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