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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왕을 만난 서울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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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5.25  19: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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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준 역사연구가·칼럼리스트

현몽(現夢)이란 말이 있다. 꿈에 조상이나 신령 또는 무엇을 만나는 것을 이렇게 표현한다. 지금도 인터넷에서 꿈 풀이 사이트가 인기를 얻고 있지만 옛날에는 이를 전문적으로 해석하는 관직까지 있었다. 제왕들은 점술가들을 가까이 두고 현몽을 자문 했다는 고사가 많다.

김유신(金庾信)의 누이 문희(文姬)가 언니 보희(寶姬)로 부터 소변보는 꿈을 사 김춘추와 혼인하고 왕비가 된 것은 유명한 설화가 아닌가. 조선 태조 이성계도 장군 시절 큰 집에서 서까래 세 개를 지고 나왔다는 꿈을 꾼다. 무학대사가 서까래 3개를 뒤집으면 왕자(王字)가 되므로 제왕에 오를 길몽이라고 해석하자 적극적으로 보위에 오르는 결단을 하게 됐다는 일화가 전한다.

신라 원성왕이 임금에 오르기 전 일이다. 어느 날 꿈을 꾸는데 자신이 복두(幞頭)를 벗고 흰 갓을 쓰고는 12현금을 들고 천관사(天官寺) 우물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었다. 아침에 점을 치니 점술가는 불길한 꿈이라고 해석했다. 복두를 벗은 것은 실직할 징조이며, 현금을 든 것은 형벌을 받을 조짐이고, 우물 속으로 들어간 것은 투옥될 징조라고 하였다.

그는 흉몽이라는 근심하여 밖에 나가지 않고 조심했는데 그때 아찬(阿飡) 여삼(餘三)이 찾아왔다. 아찬은 얘기를 듣고 “이것은 좋은 꿈입니다. 복두를 벗은 것은 위에 앉을 사람이 없는 것이요, 흰 갓을 쓴 것은 왕관을 쓸 징조이며, 가야금을 든 것은 12대 자손이 대를 이를 것을 암시하는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꿈대로 왕위에 올랐으며 길몽이라 해석한 여삼을 특별히 우대했다고 한다.

신라 조신(調信)스님은 관음보살 앞에서 고을 태수의 딸과 결혼하여 행복한 삶을 간절히 빌었다가 잠깐 잠이 든다. 잠자는 스님을 깨운 것은 태수의 딸. 자신도 스님을 흠모했다고 하며 도망 갈 것을 원한다. 두 사람은 손을 잡고 멀리 도망을 가 행복한 삶을 살았다. 그런데 나라에 흉년이 들고 고난의 삶이 지속되었다.

자식들이 가난에 시달려 굶어 죽고 개에 물려 죽는다. 스님은 죽은 아들을 해현령(蟹縣嶺)에 묻었다. 아내는 이제 부부의 연이 다했으니 헤어지자고 제안했다. 스님은 억장이 무너져 슬피 울었는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꿈이었다. 자신은 이미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 되어 있었다.

스님은 꿈속에 자식을 묻은 곳으로 달려가 땅을 팠다. 땅속에서는 돌부처가 나왔는데 스님은 인생은 모두 허무한 꿈에 불과한 것이고 모든 게 부처님의 뜻이라고 생각하여 그곳에 절을 짓고 더 돈독히 모셨다고 한다.

몇 년 전 인도의 한 성인이 고대의 한 왕이 현몽, 왕궁 유적지 지하에 1000톤에 달하는 황금이 매장돼 있다고 알려주었다고 주장하여 인도 정부가 발굴하는 촌극이 벌어졌다. 이 성자는 유명환 왕이 자신의 꿈에 나타나 이 같은 사실을 전했다고 주장했다는 것이다. 성자의 주장이 받아들여지는 인도에서만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아직 황금이 찾아졌다는 소식은 없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백제왕이 꿈에 나타났다”는 말까지 하며 서울 풍납토성 일대 발굴 의지를 밝혀 화제가 됐다. 박 시장은 현장으로 달려가 유적을 확인하며 발굴 복원 후 유네스코 지정을 서두르겠다고 피력했다고 한다.

풍납토성은 백제 초기 도읍지인 위례성으로 비정되는 곳이다. 그동안 여러 차례 발굴조사 결과 많은 유물이 출토됐다. 5백년 백제 초기의 백제의 한강경영과 한스런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풍납토성은 학계 전문가들도 수차례에 걸쳐 보존과 복원을 주장한바 있다. 서울시장이 굳이 옛 설화 같은 백제왕의 현몽을 들먹이지 않아도 발굴과 보존 당위성이 큰 유적지이다. 2천년 백제 초기 타임캡슐, 풍납토성의 신비가 밝혀지는 것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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