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국회의 지방재정법 개정안 가결로 충북도와 도교육청이 누리과정 예산 관련 급한 불을 끄게 됐다.
하지만 지방채 발행으로 예산을 마련해야 하는 등 재정이 열악한 도교육청으로서는 무상보육 정상 운영에 부담을 안게 됐다.

우여곡절끝에 이날 국회 법사위와 본회의를 통과한 지방재정법 개정안의 핵심은 시·도 교육청이 지방채를 발행할 때 정부가 보증해주는 것이다. 도교육청은 ‘325억원 이상’의 정부보증 지방채를 발행할 수 있고, 기획재정부로부터 목적예비비 205억원도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

올해 당초예산에 1∼4월분 예산만 편성했던 도교육청은 지방채를 발행해 확보할 현금과 목적예비비를 합산한 ‘세입’을 1회 추경예산에 반영하게 된다.

앞서 도교육청은 5~12월분 어린이집 누리과정 사업비 562억원을 반영한 1회 추경예산안을 6월 9일 임시회를 개회하는 충북도의회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달 평균 70억원씩 필요한 누리과정 예산 7~8개월치를 확보한 것이어서 연말까지 누리과정을 유지할 수 있게 된 것이지만, 그렇다 해도 약간의 문제는 남는다.

기획재정부가 교육부를 통해 시·도교육청에 배분할 목적예비비의 용도를 특정해줄 것이냐는 것도 문제다. 기재부가 지방재정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야 교부하겠다고 했던 목적예비비의 용도는 돌봄교실지원사업 등 3개 사업으로 지정돼 있다. 이 재원을 누리과정에 쓸 수 있도록 하는 후속조처가 이뤄져야 도교육청은 목적예비비를 충북도를 통해 11개 시·군에 넘겨줄 수 있다. 기재부가 목적예비비의 용도를 누리과정으로 특정하면 ‘성립전 예산’ 형태가 돼 교육청은 도의회 심의를 받지 않고 이 재원을 선집행할 수 있게 된다.

도의회에 ‘원포인트 임시회 개회’를 요청하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다. 국무회의 의결, 관보 게재, 교육부 승인 등 지방채를 발행하는데 3주 정도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도교육청이 기채를 통해 목돈을 확보하는 시점은 이달 말이나 6월 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목적예비비를 제때 받지 못하거나 지방채 발행 시기도 늦어진다면, 아이행복카드 대납방식을 통해 5월분 누리과정 예산을 해결하겠다는 것이 도교육청의 복안이다.

지방재정법이 국회를 통과함으로써 최근 ‘지방교육세를 선집행할 수 있도록 확약서를 써주면 상계처리 방식으로 5월분 누리과정 사업비 70억원을 먼저 해결해주겠다’면서 도가 도교육청에 했던 제안은 무의미해졌다.

지방재정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도교육청이 추경예산을 편성할 재원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도교육청이 올해 누리과정 예산 부족분 중 325억원+α를 지방채로 발행하게 되면 금융권에 갚아야 할 지방채 발행액은 4천억원이 훌쩍 넘는다. 무상보육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없으면 도교육청의 재정형편은 더욱 열악해진다.

교육청 관계자는 “2017년 상반기까지 유효한 한시법인 지방재정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해도 단기처방에 불과하다”며 “무상보육을 정부가 책임지지 않으면 열악한 교육재정 상황을 고려할 때 내년엔 지방채를 발행할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