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청사를 새로 지을지, 기존 건물을 리모델링할지에 관한 논란이 본격화하고 있다.

14일 열린 청주시의회 제1차 본회의에서는 청주시의 리모델링 검토에 대한 반론과 청주시청사 건립 사업 추진 과정의 절차상 문제를 지적하는 시의원들의 비판이 잇따랐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재길(복대1·2) 의원은 이날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청주시의 인구가 100만에 육박하고 있고, 민원이 날로 증가하는 것을 볼 때 시청사는 반드시 신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도 턱없이 부족한 청사 주차장 때문에 겪는 불편을 개선할 수 없고, 애초에 작게 지어진 건물을 아무리 리모델링한다고 해도 비좁을 수밖에 없다”며 “리모델링하는 건물 사무실을 아무리 잘 배치한다 해도 청사 바깥으로 분산 배치된 현재의 불편과 다를 게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 의원은 “지금의 위치에 1천300억여원을 들여 리모델링하면 앞으로 광역시 이상으로 커질 청주시가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겠는가”라면서 “얼마 사용하지 못하고 다시 신축해야 한다면 그 책임은 누구에게 물어야 하는가”라고 따져 묻기도 했다.

이어 그는 “9천만원을 들여 신축 연구용역을 한 시가 아무런 설명도 없이 이를 리모델링으로 바꿔 3천만원 짜리 연구용역을 또 발주한 의도를 묻지 않을 수 없다”면서 “중요한 청주 백년대계를 이렇게 졸속처리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당 박금순(비례) 의원은 오락가락하는 시의 행정행태에 대한 질책을 쏟아냈다.

박 의원은 “지방재정법에 따라 시청사 신축을 추진할 때 리모델링이 가능한지를 함께 검토했어야 하지만 시는 이는 누락했다”며 “신축 연구용역과 리모델링 연구용역을 분리해 발주한 것은 감사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시청사 건립 사업은 신청사 건립인지 리모델링인지 공론화한 뒤 각계의 의견 수렴을 거쳐 결정할 일이었다”면서 “청주시 행정에 대한 신뢰를 바닥까지 떨어뜨린 사례”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통합 시청사 건립 사업은 처음부터 청사 위치(부지)에 관한 논란이 이는 등 신축을 전제로 추진됐기 때문에 리모델링은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신축을 할지 리모델링할지는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면서 “신축과 리모델링 연구용역 결과 검토와 시민 여론수렴 등을 거쳐 오는 11월께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는 현 시청사 부지를 남북 방향으로 확대한 2만8천450㎡(8천606평) 터에 지하 2층, 지상 15층 연면적 4만9천916㎡의 신청사를 건립하기로 한 상태다.

그러나 청사 건립비용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면서 현 시청사와 청주병원 등 계획 부지 내 기존 건물을 수리해 사용하는 리모델링이 새로운 대안으로 떠올랐다.

건축공사 비용이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드는 데다 준공 시기를 2021년에서 2018년으로 4년 이상 앞당길 수 있다. 리모델링은 이승훈 청주시장이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