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정사상 처음으로 현직 국무총리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임박했다.

새누리당은 14일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 파문’과 관련, 이완구 국무총리의 지난 2013년 재·보궐선거 당시 3천만원 수수 의혹이 불거진 데 대해 조속한 검찰 수사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이 총리는 국회 대정부질문 답변을 통해 “돈을 받은 증거가 나오면 제 목숨을 내놓겠다”면서 “총리부터 수사를 받겠다”고 밝혀 이 총리에 대한 검찰 수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김무성 대표 주재로 열린 긴급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검찰은 빨리 국무총리부터 수사해야 한다”면서 “본인도 검찰 수사에 응하겠다고 한 만큼 국정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국무총리부터 수사해 줄 것을 검찰에 요구한다”고 밝혔다.

유 원내대표는 이어 “검찰은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철저하게 수사해 결과를 국민에 발표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유 원내대표는 이 총리의 총리직 유지 여부에 대해 “직무정지는 법적으로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으며, 야당이 요구하는 ‘자진 사퇴’ 주장에 대해서도 “(회의에서) 사퇴 요구란 얘기까지 명시적으로 나오지는 않았지만 그 부분에 대해 상당히 고민을 한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 총리는 이날 통일·외교·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한 치의 부끄럼도 없느냐’는 새누리당 이철우 의원의 질의에 대해 “저는 한 나라의 국무총리다. 어떤 증거라도 좋다”면서 “만약 돈을 받은 증거가 나오면 제 목숨을 내놓겠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또한 그는 새정치민주연합 박수현 의원이 ‘유승민 원내대표가 총리부터 수사해야 한다고 했는데 서운하지 않느냐’는 질의에 대해 “서운한 생각이 없다. 당연한 말씀으로 받아들인다”며 “총리부터 수사를 받겠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그는 총리직 사퇴 요구에 대해서는 “총리 이전에 국회의원이고 정치인의 한사람이다”면서 “한 분의 근거 없는 메모로 막중한 총리직을 내려놓을 수는 없다”고 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