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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완종의 집념과 좌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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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4.13  09:3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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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준 역사연구가·칼럼리스트.
성완종 전 경남기업회장의 자살 파장이 정치권에 회오리바람을 몰고 있다. 고향 서산과 충청권은 인물을 잃은 아쉬움으로 침울한 분위기다. 초등학교 중퇴 학력으로 대기업 회장이 되었던 성완종의 비극적인 최후를 바라보는 지인과 언론인들은 매우 착잡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서산장학회를 통해 공부를 했던 이들은 더욱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고향에서 성완종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 살고 있는 서민들의 우상이었다. 단돈 200원을 쥐고 무작정 상경한 소년의 인간 승리적 스토리에 감동 않는 사람은 없었다. 성완종의 성공을 보며 나도 할 수 있다는 신념을 키워온 청소년들이 많았다.

그가 경남기업이라는 큰 건설사를 인수했을 때 충청권에서는 누구도 해 내지 못한 일을 했다고 큰 기대를 했다. 경남기업은 한때 도급순위 16위의 재벌 기업이었으며 도급액도 2조가 넘었다.

그러나 성완종은 언제 부터인가 정치에 뜻을 두기 시작했다. 그가 많은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고 불우한 이들을 도우며 포럼을 만든 것도 정치를 위한 발판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많았다.

성완종의 꿈은 서산에서 국회의원이 되는 것이었다. 필자가 기억하기로는 20여년간 정치 인맥을 형성하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는 정치권에 자금을 수혈하는 존재가 되었다. ‘정치권에 성회장의 돈을 받지 않은 이들이 없다’는 시쳇말이 나돌 정도였으니 그의 전 방위적 기여가 얼마나 컸는가 알 수 있다.
그러나 성완종은 정치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부터 나락의 길을 걸었는지 모른다. 정치에 입문했던 기업인들이 대부분 실패한 것처럼 똑같은 전철을 밟기 시작했다. 경남기업은 건설경기의 불황, 해외투자 실패 등으로 도산한 건설사들의 대열에 끼기 시작했다. 그동안 워크아웃-회생-워크아웃의 악순환을 거듭했다.

성완종이 그토록 열망해 왔던 정치도전도 도중 좌절됐다. 19대 총선에서 선진통일당 후보로 나와 당선됐지만 선거법을 위반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의원직을 상실하고 말았다. 고난은 최근에 겹치고 말았다. 검찰은 최근 해외자원개발 비리를 수사하면서 전 정부의 수혜기업으로 경남기업을 지목, 사정 칼날을 들이댔던 것이다.

그의 죽음을 접하면서 ‘얼마나 억울하고 괴로우면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까?’라는 동정론도 없지 않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성완종이 살아온 삶의 역정과 의지에 걸맞지 않는 선택이라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일순간 감정을 억지하지 못하고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한 것은 매우 잘 못된 처사라고 지적하는 이들이 많다. 경남기업에 줄을 대고 있는 대전, 충남지역 협력업체들은 지금 줄도산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성완종은 자살하면서 호주머니에 현 박근혜정부의 실세들에게 주었다는 뇌물 액수를 적어놓았다. 그가 준 돈의 액수를 보면 천문학적 숫자이다. 만약 사실이라면 깨끗함을 강조 해 온 현 정부의 도덕성은 허물어진다.

뇌물공여가 팩트라면 돈이 모두 어디서 나온 것인가? 지인이라는 한 종교인은 그가 1백50억원을 뿌렸다고 말했다는 것을 언론에 흘렸다. 이 자금의 실체는 또 무엇인가. 열심히 모아온 저축이나 소유부동산을 매각한 대금이 아니라면 이는 부정한 방법으로 조성한 기업 비자금이 되는 셈이다.

그가 정치에 뜻을 두지 않고 불우한 학생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열어주며 자신이 만든 포럼을 통해 지역발전을 꾀했더라면 지금도 존경받는 서산의 인물로 예우 받고 있었을 게다. 오로지 기업 일에만 전념했다면 경남기업의 운명도 달라졌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기업과 정치권의 뇌물 커넥션은 후진국 유형이다. 박근혜정부는 어떤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이번 기회에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 제2, 제3의 성완종 같은 불행한 사태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 국민들은 지금 향후 결과를 숨죽이며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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