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 한국교통대가 교수들의 잇단 비위로 망신을 산 가운데 이 교수들에 대한 징계에 일관성이 없어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9일 교통대에 따르면 이 대학은 지난달 26일 성희롱과 교재 강매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증평캠퍼스 A교수를 해임했다.

2월 24일 직위해제 된 지 한달 만이다. '속전속결'로 징계위원회를 열어 해임을 의결한 것이다.

교통대는 A교수가 학생들에게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발언을 하고 교재를 강매했다며 학생들이 1월 7일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내자 자체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 조사를 진행했다.

비슷한 시기 이 학교 충주캠퍼스 공동실습관장인 B교수는 학생에게 공실관 직원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해 보고하라고 지시해 물의를 빚었다.

다행히 학생의 '양심선언'으로 B교수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해당 직원과 노조, 학생회 등은 "학생을 사주해 직원을 사찰하도록 한 것은 학생을 올바르게 교육해야 할 교수로서 본분을 망각한 행동"이라고 진상조사와 처벌을 촉구했다.

하지만 대학 측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이후 구성원의 반발이 거세지자 대학 측은 진상조사와 징계 없이 B교수가 낸 보직 사퇴서를 수리하는 선에서 사태를 마무리했다.

보직 사퇴는 인사상의 불이익이 없기 때문에 징계와는 거리가 있다.

사안별로 징계 수위에 큰 차이를 보이는 것에 대해 학내 구성원들은 원칙이 없을뿐만 아니라 교무처장 등 대학 측 보직 교수들이 B교수를 감싸고 있다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수는 "대학본부가 B교수에 대한 진상조사와 처벌을 원하는 학내 목소리는 외면하면서 A교수에 대한 처벌은 일사천리로 진행했다"며 "누가 봐도 징계를 주도하는 보직 교수들이 B교수를 비호한다고 볼 수밖에 없다. 여기에 B교수가 교무처장과 같은 과여서 봐줬다는 얘기도 들린다"고 학내 분위기를 전했다.

조희찬 교무처장은 "직원 사찰은 징계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징계 의무가 없다"면서 "B교수와 같은 과여서 봐줬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