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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난 영웅과 비겁자들김춘길 주필 겸 대기자
김춘길  |  kck901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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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01.18  11:5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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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2년 4월 10일 당시 최신기술의 집약체라고 자랑된 초호화 여객선 ‘타이타닉호’가 영국 사우샘프턴항을 출발, 미국 뉴욕항을 향해 처녀항해에 나섰다. ‘신도 이 배를 침몰시킬 수 없다’는 문구를 넣어 광고하기까지 했던 이 여객선에는 총 2228명이 타고 있었다. ‘불침함’ 또는 ‘떠 있는 궁전’이라고 자만함에 신이 노했던 것일까. 타이타닉호는 항해를 시작한 지 닷새만인 4월 15일 새벽 2시 18분 부류(浮流)하던 거대 빙산과 충돌, 두 동강이 났다. 이 사고로 타이타닉호는 3821m 해저로 가라앉았고 생존자는 711명에 불과했다. 세기적인 대참사였다.

이 해난 사고에서 ‘에드워드 존 스미스’ 타이타닉호 선장은 다음과 같은 7가지 치명적인 과오를 범한 것으로 전문가들에 의해 사후 조사됐다. △탐조등 미설치 △망대설치 불비 △신참 선원을 구명보트 요원으로 배치해서는 안 된다는 규정 위반 △야간 관측요원을 증원해야 한다는 규정 위반 △과속 항해 △빙산충돌 시 바로 무전실로 달려가 SOS를 치지 않고, 지체 높은 승객들을 찾아가 무려 11분 동안 상황설명으로 시간을 허비한 점 △구명정에 여성과 아이들을 먼저 태우라고 끝까지 고집을 부려 명령을 함으로써 여성과 아이들은 남편 등 가족과 헤어져 구명정에 타는 것을 무섭게 여겨 바다로 내리기를 주저, 사망자가 늘어난 결과를 초래케 했던 점 등이다.

스미스 선장의 과실은 컸으나 그의 최후는 비겁하지 않았다. 그는 구명보트 승선을 거부하고 끝까지 승객들의 구조를 지휘하다가 배와 함께 수면에서 사라졌다. 이 배의 설계자 토마스 앤드류와 많은 기관사들도 그들의 임무를 수행하다 장렬히 최후를 장식했다. 감리교회 신자인 월리스 하틀리(1878-1912년)가 바이올린 연주와 지휘를 맡은 8인의 연주대는 배가 침몰하기 10분전 까지 성가인 ‘내 주를 가까이 하게 함은’과 감리교회 찬송가인 ’가을‘을 연주한 후 행운을 빌며 각자 헤어져 숨졌다. 타이타닉호의 최후의 영웅이 된 것이다.

타이타닉호의 책임감은 빛났으나 승선자와 배를 구하는 데는 실패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 ‘아덴만의 영웅’ 석해균 선장이 해적에게 피랍된 배를 구조할 수 있도록 구사한 지략과 책임감은 전 세계적으로 귀감이 되고 있다. 2011년 1월 15일 석해균 선장이 이끌던 삼호 주얼리호가 아덴만에서 해적들에게 납치되자 석 선장은 우리 군 청해부대 최영함의 ‘아덴만의 영웅작전’을 성공시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기지를 발휘, 배를 몰았다. 석 선장은 우리 군의 구출작전을 성공시키기 위해 △시간지연 작전으로 배를 지그재그로 운항했다 △해적을 속이고 목적지로 바로 가지 않았다. △거짓으로 항해기기 고장을 핑계대며 선박을 정지시켜 시간을 끌었다. △허위로 식량부족을 내세워 해적과 선원을 굶게 했다.(해적들의 영양 부족 유도) △국제해상통신망으로 해적이 모르게 한국말로 청해부대에 선내 정황 전달 △강인한 통솔력 발휘 등을 수행했다.

요즘 정치권 서로 네탓만... 목불인견

스미스 타이티닉호 선장이나 석해균 삼호 주얼리 선장의 예에 보듯이 배의 최고 리더인 선장의 책임은 법적인 면은 차치하고라도, 도덕적이고 ‘참된 바다의 큰 사나이’로서의 책임 자세는 ‘자신의 배와 운명을 함께 한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그런데 이달 13일 오후 8시쯤(현지시간) 지중해 질리오 섬 인근에서 좌초한 유람선 코스타 콩코르디아호 선장 프란체스코 스케티노의 비겁한 행위는 전 세계적으로 지탄을 받고 있다. 4200명을 태운 이배의 이탈리아인 선장은 배가 좌초되자 승객 구명을 끝까지 하지 않은 채 해안경비대장의 복귀명령을 어기고 육지로 도주했다는 것. 그래서 이탈리아 검찰은 이 선장을 과실치사와 위험선박 유기혐의 등으로 체포, 조사하고 있다. 이 와중에서도 하나뿐인 구명조끼를 아내 니콜 세르벨(61)에게 주고 익사한 프랑스인 남편의 순애보가 사람들의 눈시울을 젖게 하고 있다.

이탈리아 선장의 무책임한 자세를 전해 들으면서 우리 정치권의 최근 풍속도를 주목하게 된다. 요즘 명색이 집권세력인 여권에서 지도층의 책임은 망각한 채 당이야 깨지건 말건 ‘나만은 살아야 하겠다’고 서로 삿대질을 하며 목청을 높이고 있는 꼴은 목불인견(目不忍見)이다. 정치적 권익을 탐하며 잘 나갈 때는 위세등등 하던 소위 정치지도급 인사들이 한나라당 전당대회 돈봉투사건과 선관위 디도스 공격 등으로 당과 현 정권에 적신호가 켜지자 좌초한 유람선의 이탈리아 선장처럼 당을 포기하고 ‘저만 먼저 살자’고 도망치고 있는 듯한 행태를 보이고 있는 것은 ‘비겁함의 극치’라 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따라서 여야를 막론하고 오는 4.11총선에서 유권자들이 책임을 모르는 정치인을 모조리 청소해야 할 필요성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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