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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은 품격의 잣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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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4.05  19:4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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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병익 전 충북단재교육연수원장
‘퉁퉁 불어터진 국수’란 박 대통령의 비유 표현에 말꼬리 시비가 인다. 국회에서 뜸들인 민생·경제 법안을 빗대 “제 때 신속하게 처리하자”는 지적이었다. 예부터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 곰은 쓸개 때문에 죽고 사람은 혀 때문에 죽는다. 길은 갈 탓이요 말은 할 탓이다’처럼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즐비한 속담만 보더라도 품격의 잣대가 곧 말이란 걸 짐작하게 된다. 마음의 폭이 배려된 말, 오만에 빠져 질책으로 가득찬 말 등  언어 구사도 다양하다.

생각하기 나름이겠지만 달변의 너스레보다 정제된 말을 짧게하는 쪽에 후한 점수를 준다. 얼마 전 어느 도단위 기관장의 취임사가 1분으로 끝나 화제가 됐다. 말 주변이 없어서였을까. 쓸 말만 할 줄 아는 지혜다. 어렷을 적, 둥근 밥상에 둘러앉은 식사 때면 아버진 ‘식불언(食不言)’이란 말씀을 자주 하셨다. 이야깃 거리나 웃을 일이 생겨도 밥상 앞에선 오로지 먹는 몰입 외엔 용납 불가였다. 그러나 요즘은 어떤가?

말은 하기보다 참는 편이 얼마나 어려운지, 세상엔 입 때문에 자리에서 물러나고 혀를 잘못 놀려 추락하는 일을 자주 보아왔다. ‘너 만 알고 있어라. 무덤까지 입 다물자’는 건 뻔한 거짓이다. 오히려 주문자 측에서 근질거려 잠시를 묻어 두기 어렵다. 그런 말을 자주 쓰는 사람일수록 먼저 약속을 쪽내는 일이 어디 한 두 번이랴. 이런 종류의 분수도 있다. 자랑하러 모임에 나온 것인지 자식과 손주로도 모자라 애완견까지 시리즈를 엮는 팔불출, 얼마나 역겨우면 ‘돈 내고 자랑하라’고 했을까.

필자 역시 동심이 피는 현장에서 가르침의 역할을 달구던 때, 장학 특성상 교육 구성원을 향해 똑같은 이야길 자주 되뇌였다. 듣는 것 보다 말하는 것에 익숙했으니 혼자만의 독설임을 이제야 느낀 바보다. 정말, 지난 날 고사리 손길 하나하나에 대한 소중함이 일고 교육선배들 말씀까지 구절구절 살아나 공교육이라는 엄청난 굴레 속에서의 허투렀던 언어로 제자와 동료에 아물지 못할 상처를 남긴 건 아닐는지.
인간성 마저 상실 된 마구잡이 언어 폭발은 가늠조차 어렵다. 보여줄 수 있어야 참다운 권위다. 평교사 시절, 관리자 언어 스타일에 불만스러웠던 기억을 갖고 있다. 조금만 생각을 바꾸면 동료들 표정도 덩달아 환해질 수 있으련만, 막말을 중독처럼 앞세우던 선배 교장의 귀 따갑던 후렴, ‘뭐라고? 나도 힘들어 딱지로 두껍게 붙었다.’ 대화가 늘 심문하는 식이어서 마음을 닫게 하거나 대답할 필요성 조차 느끼지 못한 경우도 잦았다. ‘글쎄, 잘 될까?’ 얼른 보면 그럴듯 하지만, 이론적으로 말하는 모양인데, 생각만 앞서 있는 것 아닐까?

배려심 언어 인간관계에 도움...말로 화 부른 사례 비일비재 

두고 봐야 알겠으나’ 같은 언어는 기분 상하고 김빠지니 버려야 할 말들이다. ‘그거 참 좋은 데, 한 번 같이 생각해 봅시다. 견해(시각, 각도)를 달리해 보면 어떨까요? 기대가 큽니다. 꼼꼼 짚어봅시다’ 등은 얼마나 힘이 솟고 희망을 담은 말인가? 언어란 절대적 신뢰 쪽으로 의미를 부여해야 한다. 지나친 간섭과 잔소리는 동기와 감정을 도려낸다.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충분히 납득할 만한 이유다. 대인관계 역시 배려심 있는 언어구사야 말로 긍정적인 인간관계를 형성해 나간다. 스치듯 나눈 말 한마디가 잠재해 있던 위력을 끌어내 성공의 묘약이 되고 경우에 따라 대못처럼 박혀 평생 동안 치유 불능으로 남는 법, 더 심각한 문제로 쓸 말조차 화(禍)를 부른 사례도 비일비재(非一非再)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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