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증평에서 지난해 말 가출했던 여중생이 성매매에 동원됐다가 살해된 채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서울 관악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6일 서울 관악구 봉천동의 한 모텔에서 A양(14)이 숨진 채 발견됐다.

발견 당시 A양은 객실 침대 위에 옷을 입은 채로 누워있었고 목을 졸린 흔적이 발견됐다. A양의 것으로 추정될만한 소지품이나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A양 부검결과 다른 외상은 없었으며 사인은 목 졸림에 의한 질식사로 나타났다.

A양은 작년 11월 말 충북 증평에서 중학교 2학년에 다니다가 가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숨진 A양 어머니 B(38)씨가 사건 당일 병원에 안치된 시신을 확인하고 “딸이 맞는 것 같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시신의 정확한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DNA 시료를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대조를 의뢰한 상태다.

A양은 지난 달 초 온라인에서 P(28)씨와 C(28)씨를 만났고 이들로부터 성매매를 알선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P씨와 C씨는 사건 당일 A양에게 한 남성과의 성매매를 알선했다가 연락이 닿지 않자 모텔 객실을 뒤져 A양이 목이 졸려 숨져 있는 것을 발견, 낮 12시께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관계자는 “A양은 지난해 11월 말 집을 나간 후 가족과 연락하지 않았다”며 “가출 이후 생활비를 벌기 위해 성매매를 하려 모텔에 들어갔다가 살해당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A양은 중학교 2학년이었던 지난해 11월 28일 ‘며칠 바람 좀 쐬고 오겠다’는 쪽지를 남기고 집을 나갔다.

A양은 가출 후 2주간은 부모와 메시지를 주고받았지만 이후 연락이 끊겨 부모가 가출 신고를 했다. 휴대전화 위치 추적 결과 A양의 마지막 위치는 경북 구미였으나 이후 휴대전화 전원을 끄고 종적을 감췄다.

A양은 평소 친구들과 잘 어울리는 등 밝은 성격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주변에서는 A양이 가출하기 전까지 학교에 무단결석을 하거나 친구들과 싸워 문제를 일으킨 적이 없는 평범한 학생이었다고 증언하고 있다.

학교에서도 A양이 곧 돌아올 것으로 판단하고 제적 등 처리를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경찰은 29일 오후 5시께 P씨 등이 성매매를 알선했다고 진술한 K(38)씨를 검거해 정확한 사건 경위 등을 조사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K씨는 지난 26일 관악구 봉천동의 한 모텔 객실에서 성매매를 위해 만난 A(14)양을 목 졸라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K씨는 26일 오전 6시43분께 A양과 함께 모텔에 들어갔다가 약 2시간 뒤 혼자 모텔을 나서는 모습이 폐쇄회로(CC)TV에 포착됐다.

경찰은 CCTV에 찍힌 K씨의 인상착의와 성매매를 알선했던 일당의 진술 등을 토대로 K씨의 신원을 파악, 경기도 시흥시 K씨의 자택에서 잠복한 끝에 이날 집에서 나오는 K씨를 긴급체포했다.

경찰은 또 P씨와 C씨를 아동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긴급체포,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며 이들이 A양 외에 성매매에 동원한 여성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