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 달인' 주세혁(세계랭킹 10위·삼성생명)이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이 경쟁하는 2011 남자 월드컵 탁구대회에서 유럽 최강자로 꼽히는 티모 볼(4위·독일)을 꺾고 준결승에 올랐다.

주세혁은 1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본선 1라운드 8강전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볼을 4-3(11-8 6-11 11-8 6-11 5-11 11-6 11-9)으로 제압하고 4강에 진출했다.

주세혁은 한국 시간으로 13일 저녁 7시 열리는 준결승전에서 올해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인 장지커(3위·중국)와 결승행을 다툰다.

예선 조별리그에서 왕하오(2위·중국)에 이어 1조 2위로 8강 토너먼트에 진출한 주세혁은 볼과 한 게임씩 주고받으며 게임스코어 2-2로 팽팽히 맞서다가 다섯 번째 게임을 빼앗겨 2-3으로 끌려갔다.

철벽 수비에 이은 역습으로 여섯 번째 게임을 따내 3-3으로 균형을 맞춘 주세혁은 마지막 게임에서 4-5로 끌려갔지만 이내 8-7로 리드를 잡았고, 9-9로 추격해오는 볼을 두 차례 톱스핀 공격으로 뿌리쳐 승리를 매듭지었다.

왼손 셰이크핸더인 볼은 그동안 한국 선수들에게 압도적인 우위를 보여온 선수다.

주세혁은 2009년 3월 중국 광저우 폴크스바겐컵 8강에서 처음으로 볼을 꺾은 데 이어 지난해 코리아오픈 4강과 최근 중국 슈퍼리그 대회 맞대결에서도 이기는 등 상대전적을 끌어올리고 있다.

함께 출전한 오상은(13위·인삼공사)은 3조 2위로 8강 토너먼트에 올랐지만 일본의 신예 미즈타니 준(7위)에 3-4(11-5 10-12 6-11 9-11 11-5 12-10 5-11)로 져 탈락했다.

게임스코어 3-1로 끌려가다가 5, 6번째 게임을 연달아 따내 3-3으로 추격했지만 마지막 7세트를 놓쳐 지난해 대회에 이어 2년 연속 8강에서 아쉽게 돌아섰다.

월드컵은 대륙별 연맹 챔피언과 국제탁구연맹(ITTF) 랭킹 순위에 따른 10위권 이내 톱랭커 등 정상급 선수 20명이 출전하는 대회로, 주세혁은 2004년 중국 항저우 대회(4위) 이후 두 번째로 4강에 올랐다.

한국 선수가 남자 월드컵 준결승에 오른 것은 2009년 러시아 모스크바 대회 때 오상은이 4위를 한 이후 2년 만이다. 2007년 유승민(15위·삼성생명), 2000년과 1997~1998년 김택수 현 대우증권 감독이 각각 준우승한 것이 그동안 이 대회 최고 성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