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역난방공사가 열병합발전설비와 열생산설비 증설을 추진하자 인근 지역 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22일 충북 청주시 등에 따르면 청주시 죽림동 지역 주민 270여 명은 “공사의 설비 증설은 죽림동과 가경동, 성화동, 산남동 아파트 밀집지역의 공기 오염을 악화할 것”이라며 사업 추진 중단을 요구하는 집단민원을 시에 냈다.

벙커C유인 지역난방 연료를 2020년까지 액화천연가스(LNG)로 바꾸기로 약속한 공사는 지난해 9월부터 LNG 사용을 위한 설비 교체 사업을 추진 중이다.

공사는 현 죽림동 청주지사 인근의 토지를 매입해 신규 시설을 설치할 방침이다. 400㎿급 새 설비를 건설한 뒤 기존 열병합시설(CHP)는 폐기할 계획이다.

특히 사용 연료 교체와 함께 열 생산량 등을 6배 이상 늘리기 위해 설비를 확대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지역난방 공급 세대를 지금의 7만 가구에서 13만 가구로 확대한다는게 공사의 구상이다.

공사는 매입 대상 36필지 토지주 등과의 보상 협의를 시작했으며 기획재정부에 사업타당성 조사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1만5천세대가 입주할 동남택지지구 개발 등으로 지역난방 수요가 계속 증가하면서 설비 증설이 불가피하다는게 공사의 판단이다. 시 역시 주민의 난방비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지역난방 확대를 반대할 이유는 없다.

그러나 죽림동 주민 등을 중심으로 한 대기오염 영향권 지역 주민들은 공사의 설비 증설 추진에 펄쩍 뛰고 있다. 이참에 아파트 밀집 지역에 영향을 주지 않는 외곽으로 이전하라는 주장도 나온다.

2000년 가동을 시작한 공사는 청주지역 벙커C유 사용량의 98%를 소비하면서 이 지역의 주요 대기오염원이라는 비난을 샀다.

주민 K(42)씨는 “사용연료를 벙커C유에서 LNG로 바꾼다고 오염물질 배출이 없어지는 것은 아닐 것”이라면서 “지금도 흐린 날이면 냄새가 나는데 설비를 6배나 증설하면 가경동과 성화동, 산남동 아파트 밀집지역으로 영향권이 확대될 우려가 크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LNG로 바꾸면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이 41% 이상 감소할 것이라고 하는데, 설비를 6배 증설하면 오염물질 배출량이 지금보다 되레 느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면서 “주거지역이 아닌 외곽으로 이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 관계자는 “벙커C유를 쓸 때는 미세먼지와 황, 질소산화물 등의 오염물질이 나왔지만 이를 LNG로 바꾸면 질소산화물 외에는 거의 안 나온다”면서 “설비 기술도 (청주지사를 건설한)20년 전과는 차이가 크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 주민공청회 등을 통해 여론을 수렴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사는 착공에 앞서 시의 도시계획시설결정 인가와 산업통상자원부의 사업허가, 환경부의 환경영향평가 등의 행정절차를 밟아야 한다. 설비 증설 공사는 2018년까지 완공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