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영동군이 '안전성 논란'에 휘말린 와인터널의 위치 변경에 나선다.

18일 군에 따르면 영동읍 매천리 용두공원의 와인터털 예정지를 약 800ｍ 떨어진 레인보우힐링타운으로 옮기기 위해 충북도에 위치변경 승인신청서를 낼 예정이다.

이전이 추진되는 정확한 위치는 와인연구소 뒤편 계곡 부근이다.

군은 이곳으로 위치를 바꿀 경우 굴착 대신 구조물을 설치한 뒤 흙을 덮는 방식으로 공사를 진행해 지금보다 25억원 이상 공사비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길이 483ｍ, 폭 4∼12ｍ, 높이 4.2∼7.5ｍ 규모의 와인터널을 조성하는 데는 116억원이 투입된다.

전체 공사비 중 70%(81억2천만원)를 충북도의 균형발전사업에서 지원받고 있어 위치변경 등 계획을 바꾸려면 '충북도 균형발전위원회'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충북도의 한 관계자는 "영동군이 신청서를 내면 균형발전위원회에서 심도있는 논의를 거쳐 승인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위치변경이 승인나더라도 해결해야할 문제가 많다.

이 사업은 한국농어촌공사가 영동군의 의뢰를 받아 시행하고 있다. 2013년 B건설을 시공업체로 선정했으며, 이듬해 성대한 기공식까지 했다. 그동안 설계 등 공사준비에 들어간 돈만 7억5천만원이다.

따라서 사업계획이 바뀌면 군은 이 돈을 고스란히 날리고, 시공업체에 손해배상도 해줘야 한다.

영동군의 한 관계자는 "한국농어촌공사에는 위수탁 변경계약을 할 계획이고, 시공업체는 예상 이익의 일부를 물어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와인터널 공사는 지난해 7월 박세복 군수의 군정자문기구에서 안전성 문제를 제기하면서 전면 중단된 상태다.

그 뒤 이 일대 지반을 정밀조사한 한국지반공학회가 무진동 공사구간을 늘리는 방안 등을 제시했지만, 군은 20억원 넘는 돈을 더 들이면서 공법을 바꾸느니 차라리 사업장을 옮기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지난달 연 주민 공청회에서도 이전안에 힘이 실렸다.

이 문제와 관련, 영동군을 방문한 이시종 충북지사는 "영동군과 주민이 내리는 결정대로 따르겠다"고 말해 이전계획에 힘을 실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