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에서 충북지역 첫 여성조합장이 탄생했다.

주인공은 청주 청남농협조합장에 도전한 안정숙 당선자(63·사진)다. 안 당선자는 모두 1128표를 얻어 915표와 445표에 그친 정상배(59) 후보와 유승도(60) 후보를 누르고 충북 농협 사상 첫 여성 조합장이 됐다.

안 당선자는 현직 조합장의 불출마 속에 2명의 남성 후보와 힘겨운 싸움을 벌였으나 청남농협 근무 때 보여준 여성 특유의 친화력과 여성복지 업무를 담당하면서 다져놓은 여성 표에 힘입어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지난달 25일 후보 등록 마감 뒤 열린 기호 추첨에서 1번을 배정받아 소위 ‘1번 효과’도 본 것으로 분석된다.

안 당선자는 전국 면 단위 최초로 주부대학을 운영했다. 전국 우수 부녀회를 탄생시켰고, 여성농업인 권익 신장을 위해 농가주부모임을 육성해 큰 성과를 거뒀다.

그는 이번 선거에 청주 동남택지개발지구 내 지점 설치, 여성조합원 조합참여 확대, 특화작목반 지원 육성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 농협은 전체 유권자 3103명 가운데 875명이 여성이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 함께 여성 조합장에 도전했던 옥천 청산농협 박선옥(64), 영동 추풍령농협 정명희(61) 후보는 뜻을 이루지 못했다.

두 후보는 농협에서 상무, 수석 이사 등을 지낸 경험을 토대로 조합장 선거에 나섰지만 금녀의 성(城)을 정복하는 데 실패했다.

박 후보는 여성조합원(792명) 표가 몰리고 남성조합원(1321명) 표가 분산될 경우 승산이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이경수(57) 현 조합장의 당선을 지켜봐야 했다.

정 후보는 3선에 도전하는 현직 조합장과 이 농협 전무를 지낸 후보와 힘겨운 싸움을 하면서도 도농교류 추진, 조합원 자녀 장학금 지원 확대 등 내실 있는 공약으로 후반 뒷심을 발휘했지만 고배를 마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