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자원공사(K-water)가 충주댐 치수능력 증대 사업을 시작하면서 충주 시민이 많이 이용하는 충주댐 잔디공원을 폐쇄해 논란이 일고 있다.

1일 한국수자원공사에 따르면 K-water 건설단은 현재 이 공원의 잔디와 여가시설을 걷어내고 현장 사무소와 직원 숙소 공사를 하고 있다.

이 공원은 치수능력 증대 사업이 끝나는 2018년까지 폐쇄된다.

이 공원은 그동안 넓은 잔디밭과 물 분수, 어린이 놀이시설이 있어 가족단위 시민이 많이 찾을뿐만 아니라 유치원이나 어린이집 행사도 연중 수시로 열렸다.

K-water 건설단 관계자는 "현장 사무실과 숙소 사용을 위해 부득이 공원을 폐쇄하게 됐다"며 "이 공원이 K-water 소유이기 때문에 다른 부지는 고려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충주시민에게 중요한 공원을 없애지 않기 위해 대체 용지를 찾는 노력을 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지역 사회단체의 한 관계자는 "댐 인근지역에 사유지를 임대하는 등 공원을 폐쇄하지 않는 여러가지 방안을 모색했어야 했는데 아쉽다"며 "4년 정도를 사용하기 위해 공원을 폐쇄한다는 것은 충주시민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이 공원은 2008년 28억여원을 들여 리모델링을 했기 때문에 '혈세 낭비'라는 비난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최용수 충주시의회 부의장은 "충주댐 때문에 수십 년 간 지역이 큰 피해를 입고 있는데 자기들 사무실과 숙소를 위해 공원까지 망가뜨리는 행위는 있어서는 안될 일"이라며 "충주시와 충주시의회에 이 같은 문제점을 제기할 것"이라고 했다.

시민 A씨(41·교현동)는 "K-water가 자기 땅이라는 이유로 시민이 이용하는 공원을 없애는 것은 전형적인 '갑'질"이라며 "충주댐이 지역주민을 위해 지금까지 해준 게 무엇이냐"고 성토했다.

충주댐 치수능력 증대 사업은 최근 기상이변에 따른 홍수에 대비한 댐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충주시 종민동 충주댐 일원에 2018년까지 2150여억원을 들여 댐 왼쪽 부분에 수로터널 3개와 수문 6개를 설치하는 사업이다.

대림산업컨소시엄이 턴키방식(설계·시공 일괄 입찰)으로 이 공사를 수주했지만 입찰과정에서 업체 간 담합이 이뤄졌다는 의혹이 일어 현재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조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