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후 예산까지 줄일 만큼 엘리트 체육에 관심이 적었던 김병우 충북도교육감이 이틀간의 일정으로 전국동계체전 경기장 등을 찾아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교육감은 25일 전국동계체전 알파인 스키 종목이 치러지고 있는 강원 용평리조트를 찾아 스키 선수들을 격려했다.

김 교육감은 이튿날 인천 컬링경기장 등을 둘러본 뒤 청주로 향했다.

지난해 제주에서 열렸던 전국체전 말고는 크고 작은 체육대회에 발길을 끊었던 김 교육감의 행보를 볼 때 이번 방문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이다.

지난해 제8회 인천 전국장애학생체전 때도 김 교육감은 얼굴을 보이지 않았다. 이 탓에 엘리트 체육과 동등한 대우는 고사하고 장애인체육을 되레 홀대하고 있다는 비난 여론이 비등했다.

장애학생체전도 외면했던 김 교육감의 동계체전 방문은 궁금증이 나올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법원의 무죄판결로 발걸음이 가벼워진 데 따른 소통 행보라는 분석도 있지만, 일정을 보면 다른 까닭이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제주 전국체전 당시 경기장만 찾고, 가맹경기단체 한 곳과도 전혀 스킨십을 하지 않을 만큼 보폭이 작았던 김 교육감은 이번에 충북스키협회와 유대관계를 형성했다.

첫날 스키협회와 만찬을 한데 이어 이튿날 조찬까지 했다.

이를 두고 지난달 12일 열린 제26회 도교육감기 스키대회와 관련, 도교육청에 대한 협회 원성이 자자하자 김 교육감이 진화에 나섰다는 추측이 지배적이다.

김 교육감은 유럽 순방(1월 8~17일)으로 충주 수안보 사조리조트에서 열린 교육감기 스키 대회에 참석하지 못했다.

부재 중인 교육감을 대신해 챙겨야 할 부교육감은 물론 교육국장조차 대회장을 찾지 않았다.

‘남의 잔캄 인양 담당 과장과 장학사만 얼굴을 내밀자 스키협회는 물론 학부모들도 단단히 뿔이 났다.

체육계 한 원로인사는 “스키 특성상 여론 형성도가 다른 종목보다 높다는 점에서 교육감 방문이 ‘달래기’ 차원의 성격이 깔린 게 아닌가 한다”고 전했다.

동계 종목에서 가장 선수층이 두꺼운 데다, 상당수 임원의 자녀가 선수로 뛰다 보니 학부모 여론을 형성하는 스키협의 싸늘한 시선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일종의 포석이란 얘기다.

여론 전파가 매우 빠른 교육계 특성을 고려할 때 대학교수와 교사가 다른 가맹경기단체보다 많은 스키협회 임원진 직업 분포도 역시 쉽게 간과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덕담만 오간 만찬 자리를 보면 의도했든, 그러지 않았든 결과적으로 김 교육감의 방문은 스키협회의 서운한 감정을 웬만큼 털어낸 ‘소화제’가 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