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남경찰청 과학수사대원들이 25일 총기 살인사건이 발생한 세종시 장군면의 한 편의점에서 현장감식을 하고 있다.

세종시에서 50대 남성이 엽총을 쏴 사실혼 관계에 있었던 여성의 가족 등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남성은 사건 발생 직후 달아났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5일 오전 8시 10분경 세종시 장군면 금암리 한 편의점 인근에서 강모(50·경기 수원) 씨가 출근을 위해 차량에 타던 김모(50) 씨의 머리 부위에 엽총을 쐈다.

강 씨는 이어 50ｍ가량 떨어진 김 씨 아버지(74)의 집으로 이동해 식사 중인 김 씨 아버지에게도 총을 쏜 뒤 바로 옆에 있던 편의점에 들어가 안에 있던 송모(52) 씨를 향해서도 방아쇠를 당겼다.

강 씨는 편의점에 시너를 뿌린 뒤 불을 지르고 달아나 이날 오전 10시 6분경 범행 현장에서 4㎞가량 떨어진 금강변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 사건으로 김 씨 부자와 송 씨, 강 씨 등 모두 4명이 숨졌다.

경찰 조사결과 강 씨는 숨진 김 씨의 여동생(47)과 한때 사실혼 관계를 유지했던 사이로 밝혀졌다.

김 씨 여동생은 1년 6개월 전 강 씨와 헤어진 이후 숨진 송 씨와 함께 지내온 것으로 파악됐다.

사건 당시 김 씨의 여동생은 경기도 지역에 머물고 있어 화를 피했던 것으로 파악됐으며, 현재 경찰의 보호 아래 조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강 씨가 김 씨 여동생과 관계를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편의점 투자 지분 등을 놓고 갈등을 빚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자하 세종경찰서장은 이날 오후 수사 중간브리핑을 열고 “해당 편의점은 김 씨 아버지 명의로 돼 있다”며 “강 씨가 편의점 소유권 문제와 김 씨 여동생과의 관계 등 때문에 불만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경찰은 숨진 강 씨에게서 타살 흔적이 발견되지 않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을 종결할 방침이며, 아울러 명확한 사인을 규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 /김태순·한양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