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과정에서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아 신생아를 숨지게 한 뒤 자신의 잘못을 숨기려고 법정에서 거짓말을 한 충북 청주의 한 유명 산부인과 원장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청주지법 형사1단독 이영풍 판사는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산부인과 전문의 A(55)씨에게 금고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25일 밝혔다.

A씨는 2012년 10월 자신이 운영하는 산부인과 의원에서 39주된 임신부의 자연분만을 유도하는 과정에서 신생아의 머리가 밖으로 나오지 않자 유축기를 통해 수차례에 걸쳐 흡입분만을 시도했다.

흡입분만에도 머리가 밖으로 나오지 않자 결국 제왕절개를 통해 1시간20분만에 신생아를 출산했다.

하지만 A씨는 신생아 머리에 부종을 확인했음에도 두부 검사나 특별한 조치를 하지 않고 담당 간호사에게 1시간가량 산소 공급만 하도록 지시했다.

이후 산소 공급을 중단하자 호흡 곤란 등 상태가 악화돼 인근 병원 응급실로 옮겼지만, 두개골 골절과 모상건막하출혈로 태어난 지 4시간여 만에 신생아는 사망했다.

이 판사는 “증상이 나타날 때까지 피고인은 두부 출혈 가능성에 대한 인식이나 이를 염두에 둔 처치를 하지 않았다”며 “오랜 경험을 지닌 산부인과 전문의로서 분만 경위나 피해자의 상태를 비추어 볼 때 집중치료가 필요함을 인식할 수 있었다고 봄이 마땅하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계속해서 흡입분만을 시도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며 진지한 반성을 하고 있다고 보기 어려워 이같이 형을 정한다”고 설명했다.

당초 금고 1년6월을 구형한 검찰은 형이 가볍다며, A씨는 이 같은 1심 판결이 부당하다며 각각 항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