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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률 1위이재준 전 충청일보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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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01.16  11:3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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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목숨을 끊는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그러나 이틀이 멀다 학생, 연예인의 자살 소식이 들리더니 모 은행장이 또 자살했다. 한국의 자살률이 OECD 회원국가운데 1위란다. 이건 정말 아니다.

연간 1조 달러에 달하는 무역 강국이자 세계 7~8위 경제대국. 세계가 선망하는 희망의 나라 코리아의 지위가 무색하다. 네팔이나 방글라데시의 가난한 국민들의 행복지수가 더 높다고 한다. 한국은 이들 가난한 나라들 보다 살기 좋은 나라인가 불행한 나라인가.

고대에 순장(殉葬)이라는 풍습이 있었다. 제왕이나 부족장이 죽었을 때 따라 죽는것을 말한다. 임금이 죽으면 스스로 목숨을 끊어 함께 묻히는 왕비나 신하들이 많았다. 때로는 젊은 시종들을 살해하여 무덤 속에 같이 묻기도 했다. 몇 십 명에서 때로는 몇 백 명에 이르기 까지 했다.

대제국을 만든 진시황은 보다 많은 신하들의 순장을 바랬으나 장례 주관자들은 사람대신 토용(土俑)을 만들어 대신 묻었다. 이 시대에 와서는 순장을 악습으로 여긴 때문일 것이다.

신라화랑 사다함은 가야를 무너뜨린 용맹한 귀족 무사였다. 그는 친구인 무관랑과 두터운 우정을 지니고 있었다. 그러나 사다함은 무관랑이 전쟁에 나가 죽음을 당하자 며칠 후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 된다. 고기(古記)에는 슬픔에 빠진 나머지 목숨을 잃었다고 됐으나 후세 사람들은 자살로 보는 견해도 있다.

고려시대 원나라에서 공녀를 요구 했을 때 많은 처녀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극도 있었다. 어린 여자들이 머나먼 원나라에 끌려가 평생 살 것을 생각하면 절망적이었을 것이다.

어떤 이유든 생명을 버리는데 찬성할 수 없어

자살률은 조선 선비시회에서 높았다. 유교 신봉사회의 가치관은 여성들에게 절대 순종과 정절을 강요한다. 남편이 죽으면 아내는 따라 자결해야 정절을 지키는 것으로 알았다. 처녀가 외간 남자에게 강간을 당해 몸이 더럽혀지면 목숨을 끊은 사례도 많다.

임진왜란 당시에는 일본군이나 청군에게 정절을 잃은 사녀들이 많이 자살한다. 보은 종곡에 살던 사녀 김씨는 일본군이 자신의 가슴을 만지자 은장도를 꺼내 유방을 자르고 자결했다고 한다. 조선 유림들은 이런 사례를 미담이라 하고 열녀가 나왔다고 표창한다. 후손들에게는 부역을 면제해 주었으며 과거를 보면 실력이 조금 모자라도 특혜가 주어진다. 사회가 이런 풍속을 미화 했으니 자살률이 안 높을 수 없었다.

과거사회는 그렇다 치더라도 우리는 지금 사회지도층이나 청소년들의 죽음을 미화 할 수 없다. 어떤 이유든 귀중한 생명을 스스로 버리는 데는 찬성 할 수 없다.

목숨을 끊음으로써 본인은 치욕과 고통을 벗어난다 해도 남겨진 가족이나 부모의 입장을 한번 생각해 봐야 한다. 죽은 자 보다 더 많은 시간, 더 큰 아픔을 안고 살아야 하는 가족들을 말이다.

우리사회는 생명을 중시하는 정부차원의 프로그램이 없다. 실적주의 1등주의가 만든 인성무시의 각박한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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