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낙회 관세청장은 충북의 자산이자 보배같은 인물이다. 지난해 7월말 기획재정부 세제세실장서 관세청장으로 내정됐다. 우리나라 최전방 관세국경을 지키는 4500명 직원들의 수장이다. 충북 증평 출신으로 청주고와 한양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1983년 행정고시(27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그는 외유내강형으로 일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다. 차분한 성격에 달변이다. 자상하고 부드러운 ‘연성의 리더십’를 갖춘 세제관료다. 그래서 동료직원들에게 두터운 신망을 받고 있다. 기재부 직장협의회가 내부적으로 조사해 선정하는 '닮고 싶은 상사'에 수차례 선정되기도 했다.

그는 국세청과 기획재정부에 잔뼈가 굵은 정통 조세전문가이다. 1998년부터 2000년까지 영국유학을 다녀온 후 다시 세제실로 복귀, 공직생활 대부분을 세제업무만 쭉 맡아왔다.

세제실 조세기획관 시절에는 OECD 비상임 이사(CFA) 근무경력을 바탕으로 각종 국제조세협상을 주도해 '협상의 달인'으로도 불리웠다. 2013년 사상 유례없이 세법개정안의 수정안을 내놓으면서 여론의 따가운 비판을 받는 아픔을 겪었으나 신속한 보완조치로 맹활약했다는 후문이다.

대전 둔산동서 관세청정부청사서 김낙회 관세청장을 만나 취임 후 6개월간의 성과와 올 중점 추진 업무 방향, 성실무역업체 육성 등 관세행정 전반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주>

▲ 김낙회 관세청장.

▶ 우리나라 최전방 관세국경을 지키는 4500명 직원들의 수장이 된 지 6개월이 지났다. 그동안 어떤 부분에 역점을 두고 업무를 추진해왔는가.

재정수입 확충, 무역 원활화 지원, 국민건강 및 사회안전 확보 등 관세청의 전통적 기능과 더불어, 높아진 우리 경제규모에 걸맞게 국제 관세행정을 선도할 역량 강화에 초점을 두고 업무를 추진해 왔다.

지난해 수입 증가세 둔화와 환율 하락 등 세수여건이 악화되어 관세청이 조달한 전체 세수(58조1000억원)는 다소 감소됐으나 노력세수인 지하경제양성화는 엄정히 집행해 목표액을 초과 달성하고 국가재정 확보에도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

지하경제양성화 추진과정에서 관세조사 부실화와 불량과세 최소화 등 과세품질 제고 노력도 병행했다. 또 관세청은 무역원활화를 적극 지원해 경제 활성화의 견인차 역할을 하는 수출 확대에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 FTA를 통해 넓어진 경제영토가 우리 기업들에게 온전히 귀속될 수 있도록 FTA 활용도를 높이고 AEO 인증 기업을 확대했다.

관세청장회의나 현지 관세관 등을 통해 기업이 해외에서 겪는 통관애로 해소를 적극 지원했으며 스마트 통관환경 조성을 위한 4세대 국가관세종합정보망 구축(2016년 2월 개통 예정)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했다.

아울러, 국민건강 보호와 사회안전 확보를 위한 ‘관세국경 지킴이’로서의 역할은 물론, 밀수․불법 외환거래 단속 등 대외 경제질서 확립에도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불량 먹거리, 마약류, 총기, 테러물품 등 위해(危害)물품을 차단하기 위해 농식품부, 산업부, 지자체 등 유관기관과 공조를 강화했다.

이밖에도 ‘모뉴엘’ 사건과 같이 정상 무역거래를 가장한 불법 외환거래 단속에도 역량을 집중하고, 세계 관세기구(WCO) 등 국제기구에서의 활동을 강했다. 개도국 관세행정 선진화에도 적극 참여하는 등 국제 관세행정을 선도하기 위해 역량을 집중해 왔다.

한국형 통관시스템인 유니패스의 세계표준화를 추진해 기업의 수출입 환경을 보다 편리하게 지원하는 한편, 우리 통관시스템의 개도국 보급‧확대에도 힘썼다.

관세청은 이 같은 노력으로 지난해 세계은행(World Bank) 통관환경 평가 6년 연속 세계 1위, 국제공항협회(ACI) 국제공항 세관 만족도 평가 9년 연속 세계 1위, 전자정부 세계화 유공 대통령상 수상 등 대내외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 대통령께서 신년기자회견에서도 밝혔듯이 올해는 경제 살리기가 화두다. 관세청에서도 경제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준비하고 있을 텐데 어떻게 추진할 것인가?

우선, 우리기업의 수출을 확대하기 위한 관세행정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전국 주요세관에 ‘수출입기업지원센터’를 신설, FTA 활용부터 통관-물류-납세 지원까지 원스톱으로 도와주는 관세행정 종합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인도 등 수출규모가 크고 통관장벽이 높은 국가를 대상으로 AEO MRA를 적극 체결하고 태국, 대만, 페루 등과는 협상을 본격화해 MRA 체결 기반을 마련할 예정이다. 브라질, 러시아, 중국 광저우 등에 해외 관세관 파견을 추진해 통관애로 등 비관세장벽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아울러, 새로운 수출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는 온라인쇼핑 수출 활성화를 위해 전자상거래 수출전용 플랫폼을 구축하고 인천-광저우간 해상배송체계 구축 등 해외 역(逆)직구 확대 기반을 조성할 예정이다.

면세점의 경쟁력 제고를 통한 관광산업 활성화도 지원하겠다. 중국인 관광객 등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는 서울‧제주지역에 대형 시내 면세점을 신설하여 신규 투자 및 일자리를 창출하고, 특허가 만료되는 기존 면세점의 원활한 후속사업자 선정으로 외국인 관광객의 쇼핑 편의를 제공할 예정이다. 면세물품의 해외공급 절차를 마련하는 한편, 관세관을 통한 현지 정보 제공과 세관협력 강화 등으로 국내 면세점의 해외시장 진출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그간 역점을 두어 추진해 오던 중소기업의 지원도 강화할 예정이다. AEO 공인비용을 지원해 AEO 인증 중소수출기업 수를 확대하고 한-중 FTA 발효에 대비, 전 방위적인 활용 지원 기반을 구축할 계획이다.

▲ 김청장이 본보 한양동 기자와 인터뷰 중 대화를 나누며 웃고 있다.

▶ 최근 관세청은 조직 개편을 통해 수출입기업지원센터를 마련했다. 운영 방안은.

관세청은 지난 1월 6일 수출입기업지원센터 개소해 그동안 여러 곳에서 각각 수행하던 FTA 컨설팅, AEO 인증 및 해외통관애로 해소 등 지원업무를 종합적으로 한번(One-Stop)에 제공하고 있다.

지원센터를 통해 FTA 활용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1:1 맞춤형 컨설팅 제공 등을 통해 FTA 활용 기업으로 육성될 수 있도록 하고 FTA 전문인력 양성 확대, 구인-구직 매칭을 통한 일자리 창출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중소 수출기업이 AEO로 인정받아 해외에서 보다 신속하고 편리하게 통관 할 수 있도록 AEO 공인획득 지원과, FTA 현장해결팀 운영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통관애로 해소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관세청은 우리 수출기업이 해외진출의 골든타임(Golden time)을 놓치지 않도록 현재 지원센터가 운영되고 있는 서울, 부산, 인천 뿐 아니라 대구·광주 등 다른 지역까지 지원센터 설치를 확대해 전국적인 종합 지원체제를 갖출 계획이다.

▶ AEO(성실무역업체)제도 향후 계획은.

AEO 제도란 글로벌 물류흐름의 안전과 원활화를 위해 세계관세기구(WCO)에서 채택한 수출입 안전관리 우수업체 공인에 관한 국제기준으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미국·EU 등 65개국이 도입해 시행 중이며, 우리나라는 현재 624개 업체가 공인 받았다.

수출입업체가 AEO 공인을 받게 되면 통관과정에서 검사축소, 우선검사 등 신속통관 혜택을 받게 된다. 또한, 우리나라와 AEO 상호인정약정(MRA)을 맺은 외국에서도 동일한 신속통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우리나라는 현재 주요교역국인 중국·미국·일본을 포함해 9개국과 MRA을 체결한 세계 최다 AEO MRA 체결국이며, 관세청은 무역량이 많고 통관장벽이 높은 인도, 베트남, 태국 등 신흥공업국을 대상으로 MRA 체결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중소 수출기업은 대기업에 비해 인적·물적 인프라가 열악해 AEO 공인획득에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관세청은 컨설팅·교육 비용을 지원하고 국제규범의 범위내에서 공인기준 완화 및 심사절차 간소화 등을 통해 내년까지 150개 이상의 중소 수출기업을 AEO로 공인할 예정이다.

▶ 지난해 여행자 휴대품 면세한도가 400달러에서 600달러로 인상됐다.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어떤 방안을 강구하고 있는가.

지난해 면세한도를 현실화한 만큼 면세한도 초과분에 대한 여행자들의 자발적인 신고가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관세청에서는 여행자 법규준수도 제고를 통한 성실신고 문화 정착방안을 마련해 추진 중이다.

올해 2월 6일부터 면세한도 초과물품을 성실하게 신고한 여행자에게는 세액감면(관세의 30%, 15만원 한도) 혜택을 제공해 통관편의를 증진하는 한편, 신고 불이행자에 대해서는 가산세 부과를 강화(2회 초과시 납부세액의 60% 부과)함으로써 차등관리를 강화할 예정이다.

또 성실신고 캠페인 전개, 여권크기 리플릿 배포 등 다양한 경로로 홍보활동을 전개해 해외 여행자들이 성실하게 신고할 수 있도록 적극 유도하고 면세한도를 초과하는 고가의 물품이 불법반입 되지 않도록 휴대품 단속도 철저히 시행해 성실신고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 증평 출신으로 청주고를 졸업했다. 충북 도민들에게 당부할 말씀이 있다면.

마음속으로는 늘 고향을 그리워하고 있지만 업무에 바빠 자주 고향을 찾지 못해 안타까운 마음이 큰 편이다. 그러면서도 충북이 각 지역별 특성을 살려 역동적이고 희망찬 지역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 같아 마음 한 켠으로는 뿌듯한 마음이 있다.

실제 충북인구는 계속적으로 증가세를 보여 157만8000명으로 2010년 154만명에 비해 4만명 가까이 늘었고 제조업체도 2013년 19만6000개로 전년의 18만 7000개에 비해 5% 증가, 지난해 무역수지 80억달러 흑자 달성 등 한국경제의 근간으로 자리잡고 있다.

얼마 전 충북을 바이오, 뷰티, 친환경 사업 생태계의 거점 도시로 만들기 위한 충북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오송에 문을 열었는데 청풍명월의 고장 충북이 창조경제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

지금까지 고향 선후배님들의 격려와 조언이 살아오는데 큰 도움이 됐듯이, 언제 어느 곳에서나 충북인 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충북의 발전을 위해 작은 힘이나마 보탬이 되도록 최선을 다해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