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선동열 감독이 팀의 '4번 타자'인 최희섭의 빈자리에 아쉬움을 나타내면서도 "하려는 선수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 낫다"는 입장을 밝혔다.

선 감독은 15일 인천공항에서 미국 애리조나로의 전지훈련 출국으로 앞두고 "(합류할지 말지는) 최희섭 본인이 결정해야 될 문제"라며 "최희섭은 팀에 필요한 선수지만 이런 식의 돌발 행동은 좋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선수를 하고 싶어하는 진정한 마음이 있으면 다시 합류할 수도 있겠지만 팀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사실상 최희섭을 팀 전력에서 제외시킨 속내를 내비쳤다.

최희섭은 지난 6일 열린 선수단 워크숍에 불참한 데 이어 8일부터 광주구장에서 시작된 팀 훈련에 합류하지 않았다.

최희섭이 개인 사정으로 전지훈련에도 빠지자 KIA 구단은 수도권 구단과 물밑 트레이드를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선 감독은 "최희섭이 빠져도 우리 타선은 결코 약하지 않다"며 "하려고 하는 선수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 더 낫다. 열의와 투혼을 지닌 선수들이 성장했을 때 더 무서운 선수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KIA의 유력한 트레이드 상대 구단으로 전해진 넥센의 김시진 감독은 최희섭을 내심 바라면서도 마땅한 카드를 맞추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김 감독은 "내용이 미리 나간다면 트레이드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며 최희섭 영입에 대한 말을 아꼈다.

지난 가을 선동열 감독이 새로 부임한 KIA는 애리조나 훈련에 이어 2월21일 일본 오키나와로 건너가 3월11일 귀국할 때까지 시즌을 준비한다.

"올해는 부상을 줄이기 위해 체력 훈련을 많이 하는 쪽으로 훈련 시스템을 바꿀 것"이라고 밝힌 선감독은 "2번 타자가 잘 쳐야 클린업트리오로 연결돼 점수를 대량으로 뽑을 수 있다"며 팀 타선을 개편할 뜻을 보였다.

그는 또 "처음 KIA 감독을 맡았기 때문에 기존 선수들을 눈으로 확인한 후에 포지션을 결정할 것"이라며 "모두에게 똑같이 기회를 줘서 잘하는 선수한테 주전 자리를 주겠다. 기존 주전들이 자신은 안전하다 생각하면 큰 오산"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