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와 충북도의회가 청주국제공항 MRO(항공정비) 사업을 놓고 책임공방을 벌였다.

27일 충북도의회 제337회 임시회 1차 본회의 대집행부 질문에서 새누리당 윤홍창 의원(제천1)은 KAI(한국항공우주산업)의 경남 사천행에 대해 안일한 태도와 정보력 부족을 질타했다.

윤 의원은 “KAI가 경남 사천으로 투자처를 바꿀 가능성을 의회가 앞서 경고했었다”며 “KAI가 떠나니 이제는 KAI가 MRO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저평가하는 듯한 태도까지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동안의 정황으로 볼 때 경남과 KAI의 움직임을 전혀 파악하지 못한 것 같다. 이래서는 MRO 유치전에 나서면 매번 지게 된다”며 “이시종 지사와 충북경제자유구역청이 KAI 집행부와 소통·교감이 부족했다”고 몰아붙였다.

답변에 나선 이시종 지사는 “지난해 7월 KAI 사장과 경제자유구역청장 사이에 MOA(합의각서) 교환 등 구체적인 이야기를 주고 받아 크게 우려할 상황이 아니었다”며 “그런데 8월에 MOA 교환이 무산되고 그때부터 여러 가지 상황이 잘 돌아가지 않는 것을 감지해 다른 기업체와도 접촉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KAI는 MRO산업 추진을 위한 여러 수단 중 하나로 생각한 것이지 전부는 아니었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윤 의원은 홍준표 경남지사의 행보와 경남도에 비해 충북의 노력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의 “투자유치를 위해 KAI 사장을 몇 번 만났느냐”는 질문에 이 지사는 “전상헌 경제자유구역청장이 여러 번 만났고 저는 전화통화를 한 번 했다”고 답했다.

윤 의원은 “‘진주사천 항공산업 국가산업단지’ 지정으로 항공 부품 관련 기업체가 줄줄이 경남도와 투자협약을 맺었다”며 “향후 충북MRO산업 추진에 악재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같은 지적에 이시종 지사가 발끈했다. 이 지사는 “지금 MRO를 물어보는 것이냐, 아니면 항공산업을 물어보는 것이냐. 그것을 분명히 구분해야 한다. 부품업체는 MRO가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KAI가 충북에서 이탈해 MRO사업 추진이 좌초됐다면 의원님의 지적이 맞지만 지금 충북은 아시아나항공과 MOU를 체결해서 정상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럴 때일수록 아시아나항공과 ‘잘 추진해보라’고 힘을 보태주셔야지 왜 KAI 얘기만 하느냐”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다음으로 질문에 나선 김학철 의원도 전상헌 충북경제자유구역청장을 상대로 “지난해 KAI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MRO단지 부지 조성이 필요하다며 줄기차게 사업비를 요구하지 않았느냐”며 “그런데 이제와서 KAI가 MRO사업의 전부가 아니라고 하면 도민혈세를 앞으로 얼마나 더 들여야 하고 사업이 제대로 추진되지 않으면 MRO단지 부지는 어떻게 활용할 것이냐”고 추궁했다.

김 의원은 이시종 지사에게도 “KAI의 투자유치를 걱정하지 말라고 답변한지 2주도 지나지 않아 KAI가 경남과 손을 잡는 등 수차례 말을 바꾼데 대해 도민에게 사과할 용의가 있느냐”고 따졌다.

이에 대해 이 지사는 “최종적으로 MRO가 잘 안됐을 경우라면 몇 번이고 사과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