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림빵 뺑소니’가해 추정 차량의 모습이 담긴 CCTV 영상.

충북 청주 ‘크림빵 뺑소니’ 사건과 관련 유족과 경찰이 현상금을 내걸고 네티즌 수사대까지 발 벗고 나섰지만 수사에 별다른 진전이 없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지난 12일 인터넷 유명 자동차 커뮤니티에 ‘뺑소니 교통사망사고 가해차량 차종을 알고 싶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만삭 아내에게 줄 크림빵을 사들고 귀가하다 변을 당한 일명 ‘크림빵 뺑소니’ 사건에 관한 내용이었다.

지방 사범대를 수석 졸업한 강모(29)씨는 지난해 10월 결혼했다. 아내(26)와 함께 임용고시를 준비하다 경제적 어려움에 공부를 포기하고 운전대를 잡았다. 화물차를 몰면서 아내의 공부를 뒷바라지했다. 첫 아이인 ‘새별(태명)’이와 아내 생각에 온종일 운전해도 힘든 줄 몰라 했다고 한다.

지난 10일 오전 1시30분 강씨는 임신 7개월인 아내에게 줄 크림빵을 사 귀가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했다. 택시기사가 강씨를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지만 끝내 숨졌다. 사고 직전 강씨는 아내에게 전화해 “당신이 좋아하는 케이크는 못 사고 대신 크림빵 샀어. 미안해. 그래도 우리 새별이한테 만큼은 열심히 사는 훌륭한 부모가 되자”고 말했다.

경찰이 뺑소니 차량이 찍힌 CCTV 영상을 확보했지만 해상도가 낮아 자동차 번호는 물론 차종도 알아보기 어려웠다.

이들의 안타까운 사연에 한 네티즌이 ‘차종을 알고 싶다’는 글을 올렸고 이 글은 곧바로 다른 자동차 동호회 사이트로 옮겨졌다.

“5시리즈라는 전제 하엔 디젤은 아니다. 오른쪽에도 머플러(소음기)가 달려 있는 모델인데, 그러면 순정 535i 또는 듀얼 배기 튜닝을 한 528i로 압축된다” “BMW 특유의 펜더 라인이 보인다” “최신 디젤 세단은 DPF(배기가스 후처리장치)로 인해 한겨울에도 배기구에서 김이 안 나온다” 등 전문가가 아니면 알아내기 어려운 분석들이 쏟아졌다.

BMW 5∼7시리즈, 기아차 K5·7·9시리즈, 렉서스 LS460 등이 용의선상에 올랐다가 점차 BMW 5시리즈로 좁혀졌다.

네티즌들은 더 나아가 가해 차량의 도주로를 예상하거나 인근 ‘문암생태공원 이용자일 수 있다’는 등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했다.

경찰도 이런 분석에 동의했다. 청주 흥덕경찰서 관계자는 “흰색 BMW5라는 것까지는 확인됐으며 도주 경로도 비슷하게 파악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한 지상파 방송에서 가해 차량을 찾기 위한 실험을 한다며 도움을 청하자 그동안 거론됐던 차종 수 십여대가 자발적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용의차량은 잡히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경찰은 사고 직후 주변 CCTV 50여개를 분석, 흰색 BMW5 승용차가 용의차량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투입 가능한 자원을 모두 지원해 이 차량의 행방을 찾고 있다.

그러나 사고 현장 자체가 인적이 드문 곳이었고 새벽이었다는 점에서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로 사고가 발생한 도로 인근은 공장지대고 외곽에는 하천이 흘러 통행이 어렵다.

인근에 주차됐던 차량 블랙박스 등도 확보해 분석했으나 화질이 선명하지 않아 차량을 특정하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 십여건의 제보도 있었지만 이 사고와는 관련이 없었다.

강씨 유족들의 가슴만 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강씨 유족은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셔서 정말 고맙다”면서 “편안하게 눈을 감을 수 있도록 조속히 범인을 검거해주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