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청정지역’을 유지하던 충북 남부3군(보은·옥천·영동) 방역망이 뚫렸다. 충남 천안에서도 또 다시 구제역이 발생하며 충청지역 구제역 재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보은·천안서 구제역 양성

충북도 구제역방역대책본부는 25일 보은군 보은읍 지산리 한 양돈농가에서 구제역 의심증상이 신고돼 정밀검사한 결과 양성으로 확진됐다고 밝혔다.

이 농가는 지난 23일 오후 돼지 10마리가 일어나지 못하는 등 구제역 의심증상을 보인다고 신고했다.

도와 보은군은 돼지와 같은 축사에 있는 돼지 246마리를 살처분했다. 반경 3㎞ 안의 돼지농장 3곳의 이동제한 조치를 내렸다. 특히 농장 내 다른 축사에서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돼지가 연이어 나타나자 25일 이 농장의 돼지 940마리 전체를 살처분키로 했다.

천안 병천의 양돈농가에서도 구제역 양성판정이 나왔다.

충남도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전 천안시 병천면 한 돼지농장에서 ‘돼지 100여마리가 잘 서지 못하고 수포가 생겼다’는 신고가 접수됐으며, 정밀검사 결과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 농장은 지난달 31일 구제역으로 확진된 농장에서 1㎞ 내에 위치하고 있으며, 8개 축사에서 6500마리의 돼지를 사육하고 있다.

또 지난 24일 경기 이천의 돼지농장에서 구제역 의심축 신고가 접수돼 방역당국이 정밀검사 중이다.

이번 보은·천안 양성판정에 따라 충북의 구제역 발생농장은 28곳으로 늘었고, 발생지역도 진천·증평·음성·괴산·청주·보은 등 6개 시·군으로 확산됐다. 전국적으로는 5개 시도(15개 시군)에서 65개 농장(돼지 64·소 1)에서 구제역 발병이 계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까지 7만여마리의 돼지가 살처분 됐다.

◇“충주·홍성도 위험” 우려

천안과 청주·진천 등 충청지역 중부권에 머물던 구제역이 최근 공주에 이어 보은까지 번지면서 충주 등 충북 북부권으로 확산 우려가 커졌다. 충북 남부3군과 인접한 대전·충남지역으로의 확산 가능성에 따라 전국 최대 돼지사육단지인 충남 홍성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어 방역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충북에선 북부권 방어에 나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충주시에 백신을 우선 공급하는 긴급 처방을 내렸다. 충주는 지난 2010년에도 구제역이 발생한데다 도축장에 출입하는 축산차량 방문빈도가 높다.

앞서 지난 14일 농림부는 “홍성·화성·공주·충주 등에서 구제역이 추가 발생 가능성이 크다”고 꼽았다. 이미 공주에 19일 구제역이 발병하는 등 농림부의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전국 최대의 축산단지인 홍성에는 현재 48만8000마리의 돼지를 사육하고 있어 구제역이 발병할 경우 피해규모가 눈덩이처럼 커질 수 있다.

◇충북 통제초소 운영 종료

지난 2010년 구제역 광풍에도 청정지역을 유지했던 충북 남부3군에서 구제역이 발생하며, 차단방역에 소홀했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당시 도내 8개 시군에서 발생한 구제역으로 우제류 33만6000마리가 살처분 됐지만, 남부3군지역은 단양과 함께 청정지역을 유지했다. 구제역 바이러스가 더 기승을 부릴 때도 뚫리지 않은 방역망이 무너졌기 때문.

이런 가운데 특별방역 ‘10일 작전’으로 진행된 도내 272곳의 통제초소 운영이 25일 종료됐다.

도는 이날 충주·보은·진천지역을 마지막으로 도내 11개 시군에 설치된 통제초소 운영이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제천·단양 등은 지난주 운영을 종료했고, 23일 청주·증평·옥천, 24일 음성 등에서 통제초소가 철수됐다.

도는 특별방역 기간 이후 통제초소를 시군 자율적으로 운영토록 했으나 운영에 부담을 느낀 시군이 운영종료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도 관계자는 “통제초소 운영이 구제역 차단효과는 있겠으나 공무원노조와 일부 농가의 반발 등으로 시군이 부담을 느낀 것 같다”며 “통제초소 철수에 따른 추가 방역대책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도는 시군 주요길목의 거점소독소 37곳은 계속 운영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