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2년 창애에 걸린 여우. 국립공원관리공단 제공.

소백산국립공원에 방사된 여우들이 밀렵도구로 인해 수난을 겪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가 불법 사냥도구 수거에 나섰지만 이들의 온전한 정착을 위해선 지역 주민들의 이해와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다.

환경부와 국립공원관리공단은 그동안 방사한 여우 18마리 중 5마리가 밀렵도구에 걸려 목숨을 잃거나 다리를 절단했으며 총 12마리가 사망했다고 20일 밝혔다.

국내에서는 멸종한 것으로 여겨지는 여우의 종 복원을 위한 방사는 2012년부터 시작됐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2012년 10월 2마리, 2013년 9월 6마리, 2014년 9월 10마리 등 모두 18마리를 방사했다.

이 가운데 5마리가 밀렵도구인 창애(타원형 덫)에 희생됐다. 사체에서 농약 성분이 검출된 경우가 3마리, 사망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가 4마리로 집계됐다.

창애에 걸린 여우 5마리 중 2마리는 목숨을 잃었으며 3마리는 구조됐으나 모두 다리를 절단하는 수술을 받았다. 사체에서 농약성분이 검출된 3마리는 먹이로 인한 2차 중독에 의해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국립공원관리공단에 따르면 여우들이 사고를 당한 위치는 12마리 중 8마리가 국립공원 경계에서 0.5~1km 정도 벗어난 지역이었다. 밀렵도구에 희생된 5마리가 사고를 당한 곳은 모두 국립공원 외부 지역이었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추진 중으로 소백산국립공원을 관통하는 죽령터널 공사가 시작될 경우 소백산 여우들을 포함한 야생 동물들에게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도 있다.

환경부와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여우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단양군과 영주시 등의 협조를 얻어 대대적인 사냥도구 수거 활동에 들어갔다.

또 여우생태와 복원사업에 대한 지역주민 홍보활동도 추진하고 있다.

겨울철은 야생동물이 먹이를 찾아 이동하는 과정에서 올무나 창애와 같은 밀렵도구의 피해가 자주 발생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여우는 중간 포식자로서 생태계의 안정화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종이자 우산종이다. 환경부는 2020년까지 소백산에 50마리가 살 수 있는 서식환경 조성을 목표로 복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