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고속철 KTX의 서대전역 경유 반대 목소리가 충북과 호남에서 확산되고 있다.

균형발전지방분권 충북본부와 광주시민단체협의회, 전남시민사회단체협의회 등 호남·충북권 3개 단체는 20일 충북·광주·전남지역 시민사회단체 공동성명서에서 “호남고속철도 건설 목적에 역행하는 서대전 경유 논의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 단체는 “한국철도공사가 오늘 3월에 개통되는 호남고속철도와 관련, 당초 계획을 변경해 전체 운행편수의 20%를 서대전역을 경유하는 방안으로 국토교통부에 인가를 신청한 것으로 밝혀졌다”며 “광주시장과 전남북도지사 등 호남권 각계각층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에 대한 국토부의 발표내용이 호남고속철도의 건설 목적대로 서대전을 경유하지 않고 당초의 전용선으로 운행하겠다는 것이 아니어서 지금의 논란과 갈등을 종식시키기보다는 오히려 증폭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토부는 지난 19일 보도자료를 통해 “호남고속철도의 서대전 경유와 광주역 진입 등과 관련해 어떠한 입장도 밝힌바 없다”며 “앞으로 관련기관, 전문가, 지자체 등의 의견을 수렴한 후 KTX의 안전운행과 수요, 운행효율, 건설부채 상환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운행계획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단체는 “국토부와 한국철도공사의 무원칙한 행태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호남고속철도의 건설목적에 역행하는 서대전 경유에 대한 모든 논의와 추진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아울러 “호남고속철도가 건설 목적과 달리 특정지역의 이기주의에 휩쓸려 노선 및 운행계획이 변경될 경우 뜻을 같이하는 전국의 시민사회단체와 연대해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충북도가 호남고속철도 KTX 서대전역 경유와 관련해 호남권의 반발과는 달리 관망세에 있는 가운데 시민단체에서 처음 목소리를 내면서 확산 여부가 주목된다.

코레일은 지난 7일 국토교통부에 충북 오송에서 광주 송정역을 연결하는 새 고속철로(182.3㎞) 개통을 앞두고 운행 횟수와 구간 등을 담은 ‘호남고속철도 종합운영계획’ 인가를 신청했다.

이 계획안에는 오는 3월말부터 호남, 전라선에 기존 62회에서 82회로 20회 증편 운행 및 서대전을 일부(18회) 경유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운행 계획안이 알려지면서 호남권이 반발하고 있다.

광주시의회와 전남·북도의회 의장이 참여하는 호남권광역의회 의장단협의회는 20일 성명에서 호남선 KTX 일부의 서대전역 경유안 재검토를 한국철도공사와 정부에 촉구했다.

앞서 지난 19일에는 송하진 전북지사와 이낙연 전남지사·윤장현 광주시장이 ‘KTX 서대전역 경유 반대’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공동성명서에서 KTX를 서대전역으로 우회운행하는 방안은 수도권과 지방을 신속하게 연결하기 위한 호남고속철도의 건설목적과 운영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충북도는 KTX오송 분기역의 기능과 위상이 떨어질 것을 우려하면서도 반발 수위를 높이지는 못하고 있다.

수도권 규제 완화 등에 충청권이 공조하는 상황에서 자칫 서대전 경유 계획에 반대할 경우 대전·충남과 갈등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